11년 만에 나타난 원나잇 여성 "양육비 내놔"…친자식 맞았다

('실화탐사대' 갈무리)
('실화탐사대'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11년 전 성인사이트 랜덤 채팅에서 만난 여성이 갑자기 나타나 양육비를 청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과거 성관계를 가진 여성으로부터 양육비 청구 소송을 당한 이 모 씨(가명)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이 씨는 2023년 3월쯤 최 모 씨(가명)로부터 '딸 가진 사람이 자기 딸 모른 척하면 안 되죠'라는 내용이 담긴 SNS 메시지를 받았다.

최 씨는 "세월이 벌써 12년 흘렀네요. 내가 혼자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작게라도 양육비 받고 싶다"라며 아이 사진을 보냈다.

알고 보니 최 씨는 이 씨가 오래전에 만난 여성으로, 아이를 낳고 11년 만에 나타나 이 아이의 친부가 이 씨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최초 만남 자체가 목적을 갖고 사람을 찾았다. 관계를 갖기 위해 랜덤 채팅에서 찾은 사람이 최 씨"라며 "2~3개월에 한 번씩 만났다. 주로 제가 먼저 연락했고, 5월쯤 연락했는데 연락이 안 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이 사람 말고도 전에 만났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도 갑자기 연락 두절돼서 끝났다. 최 씨도 똑같은 경우라고 생각해 잊어버렸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갑자기 그런 문자를 받으니까 굉장히 패닉에 빠졌다"며 최 씨를 미친 사람으로 여기고 연락처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 씨에게 친자 관계가 확인됐다며 과거 양육비 1억2500만원과 장래 양육비로 월 150만원씩 지급하라는 소장이 날아왔다.

최 씨는 소장에서 "원고가 피고와 이성 교제를 하던 중 포태하였으므로 피고의 자인 것이 명백하다"며 "피고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는데, 피고는 낙태를 종용했다. 임신 8개월 만에 미숙아로 출생했다"고 말했다.

('실화탐사대' 갈무리)

이 씨는 친자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연인 사이라고 했으면 증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거나 문자가 있다거나 공통된 지인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없다. 그런 얘기(임신 소식)를 전혀 들은 바 없다"고 황당해했다.

결국 이 씨는 유전자 검사를 받았는데, 친자 확률 99.99%라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줬다.

이 씨의 아내는 "미친 듯이 울었다. 남편도 몰랐던 혼외자로 인해 저는 애 있는 남자와 결혼한 셈이 됐다"며 "최 씨가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아서 자기가 키우게 된 거지 않느냐. 그 여자는 자기가 선택한 건데, 남편은 선택하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씨는 최 씨가 자신의 아이 포함 총 4명의 자녀를 홀로 양육한 점을 언급하며 "제 아이를 뱄을 그 당시에도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어떤 목적에 의해 아이를 낳은 건 아닌가 싶다"고 최 씨의 출산 의도를 의심했다.

실제 기초생활수급자인 최 씨는 강남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SNS에는 각종 명품 사진을 올려 의문을 갖게 했다.

이와 관련 최 씨는 "첫째, 둘째는 전남편과 이혼 후 성을 개명했다. 2008년에 집에 도둑이 들어서 원치 않게 셋째를 임신했고, 3년 뒤 성인사이트 랜덤 채팅으로 이 씨와 만났다"며 "그전엔 양육비에 관한 건 몰랐다. 2021년도쯤 한 방송을 봤고, 변호사를 찾아가 물었더니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동시에 "가난한 사람이건 부자이건 명품 쓰지 말라는 법이 있냐? 법에 저촉되냐?"고 반문했다.

항소심 결과, 이 씨는 과거 양육비 4920만원과 장래 양육비로 매달 9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 씨는 "내가 무슨 ATM 기기인가? 돈 달라고 하면 줘야 하냐"고 분노했다. 이 씨는 끝내 아내와 이혼했고, 양육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한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