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박대성, 살해 후 목표달성 만족감에 '미소'…형량, 봐주면 안돼"
李 "음주로 기억 안난다는 朴, 소주 4병 정확하게 기억"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가던 여고생을 무참하게 살해한 '순천 묻지마' 살해범 박대성(30)이 '술을 마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형량 협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결코 응하면 안 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존에도 무차별 살인이 있었지만 이번 건은 살인 사건의 전형에서도 좀 벗어난 부분이 있기에 해석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게 보는 까닭으로 "범행 후 약간 한숨 돌릴 때 웃는 그 표정 때문이다"며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반사회적 판타지를 달성했기 때문에 (박대성이) 신발도 버리고 칼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주 후 술집으로 걸어갔다"며 "맨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 이 사람의 캐릭터가 제지라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는 해방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대성이 경찰에게 한 얘기가 더 끔찍하다"며 "'아마 내가 범인인 건 틀림없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술을 마셔서 하나도 기억 안 난다'고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그 얘기를 하는 건 그전에도 술을 먹고 면책(심신미약)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 것 아닌가, 또 (박대성이) '나는 절대 사형 같은 건 선고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이런 범행은 엄벌이 필요한데 현재 양형 기준은 '두 사람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고의적 살인'이 아니면 사형 선고,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 류(묻지마 살인)의 범행은 형량 협상이 안 되도록 제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교수는 박대성이 '술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만 △ 마신 소주병 숫자(4병)를 정확하게 말한 점 △ 범행 반대 방향으로 굉장히 합리적으로 도주한 점 △ 범행 후 일정 기간 여유롭게 움직인 점 등을 볼 때 '심신 미약' 상태는 절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엄한 처벌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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