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역명 판매로 150억원 수익…최고가는 '강남역'

역명 병기 39개 역…연평균 37억4000여만 원 수익 얻어
강남역 다음은 성수역…지역 대표성·공공성 '무관' 지적도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관계자가 역명을 선릉(애큐온저축은행)역으로 교체하고 있다. (에큐온저축은행 제공) 2022.9.6/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 기존 역명에 부역명을 추가로 기입하는 '역명 병기' 사업을 통해 최근 4년간 149억 7000여 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공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구간 276개역 가운데 유상 판매로 역명을 병기한 역은 39개(환승역은 1개역으로 간주)다. 연평균 37억 4000여 만 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역명병기 사업은 재정난을 타개하고자 2016년 처음 시작했으며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뒤엔 추가 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 재개됐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역에서 1km 이내(서울 시내 기준, 시외는 2㎞ 이내)에 있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한 곳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이 최종 낙찰자가 된다.

낙찰된 역은 3년 동안 역명 병기를 시작할 수 있고 재입찰 없이 1차례(3년) 연장도 가능하다.

공사에 따르면 계약 금액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역으로, 하루플란트치과는 최근 11억1100만 원에 부역명을 따냈다.

이어 성수역(CJ올리브영·10억 원), 을지로3가역(신한카드·8억 7450만 원),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 원),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 5100만 원) 순이다.

역삼역(센터필드·7억 500만 원), 을지로4가(BC카드·7억 70만 원), 명동역(우리금융타운·6억 5466만 원),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4억 7700만 원), 압구정역(현대백화점·4억 7300만 원)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역명병기 사업이 최고가 순 낙찰 방식이다 보니 '공공성'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대표성이 부족한 기관이 부역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사는 10월 중순쯤 자문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