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軍 간부 '복무여건 개선'?…곰팡이 천국으로 변한 육사· 정보학교 생활관
육사 "보수 완료" 정보학교 "환풍기 등 개선 예정" 해명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군 간부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말로만 '간부들 복무여건 개선에 힘쓰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실제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일종의 소원수리를 군관련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올렸다.
육군 장교 양성의 요람인 육군사관학교와 육군정보학교 생활관이 노후돼 자칫 병이라도 생길까 겁이 난다는 것이다.
육군의 A 장교는 29일 육대전에 육군 사관학교 생도 생활관(화랑관)과 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육군 정보학교 생활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가득 찬 사진을 소개했다.
A 장교는 올여름이 유독 더웠고 장마가 길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곰팡이는 "육사 화랑관의 경우 30년이 넘은 열악하고 낙후된 시설 (때문이다)"며 "이러한 시설을 계속 사용하는 것 자체는 국가가 군 간부 생활 여건 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보학교 생활관도 육사 화랑관과 비슷하다"며 "1층은 곰팡이로 천장 텍스가 다 썩어서 떨어지고 벽에 곰팡이가 득실득실해 에어컨을 켜도 습기가 빠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보학교에 새로운 교육생이 오면 '교육여건 불비를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는 A 장교는 교육생이야 단기 교육을 받고 나가면 되지만 "거기서 몇 개월을 생활해야 하는 간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청소하고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A 장교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취임 인사말에서 '초급 간부와 중견 간부들의 복무 여건 개선과 처우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다"며 "말이 아닌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했다.
이에 대해 육군사관학교는 지난 7, 8월 생도 하계군사훈련 기간을 이용해 화랑관 에 발생한 곰팡이를 제거하는 등 전반적인 시설 점검 및 보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정보학교도 9월 초 곰팡이가 발생한 생활관 벽지를 교체하는 한편 천정 텍스 제거한 뒤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곰팡이가 자리할 환경을 없애기 위해 내부 환기를 위한 환풍시스템 설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양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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