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저 좀 살려주세요" 흉기 찔린 17세 여고생 마지막 순간

(MBC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30대 남성이 새벽 길거리에서 흉기로 10대 여성을 살해한 가운데,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을 본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 씨(30)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주차장에서 B 양(17)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B 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B 양은 친구를 데려다주고 귀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A 씨가 흰옷을 입은 B 양을 뒤쫓는 모습이 담겼다. 보폭을 넓혀 점점 거리를 좁힌 A 씨는 순식간에 B 양에게 달려들었다. B 양이 주저앉아 몸부림을 쳤지만 A 씨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소리를 들은 행인이 다가오자 주차장을 가로질러 도주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2시간 뒤인 오전 3시쯤 사고 현장 인근에서 행인과 시비가 붙은 A 씨를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A 씨는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범행을 목격한 행인은 "아가씨가 비명 지르길래 난 말리려고 쫓아왔다. 그런데 남자가 도망가 버리더라고. 내가 '아가씨 저 남자 알아요?' 하니까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가씨가 '저 좀 살려주세요' 그러고 의식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A 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묻지마 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 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는지, 계획성을 가지고 범행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