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실내에 86마리와 살던 '썸머'…미용 후 찾은 인형 미모[가족의 발견(犬)]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에서 보호 중인 강아지

서울 강북구 애니멀호더 집에서 지내던 개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시작은 좋은 의도였더라도, 과도하게 많은 동물을 키우며 사육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동물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보살핌을 충족하지 못해 동물 학대일 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과 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28일 서울시민관협력 발라당입양센터를 운영하는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대표 최미금, 이하 동행)'에 따르면, 썸머는 지난 8월 서울시 강북구의 한 애니멀호더 부부의 집에서 구조됐다. 86마리나 되는 개들이 12평 남짓한 공간에 갇혀 방치된 채 지내고 있었다.

부부가 개를 키운 건 유기견 구조가 시작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성화 수술, 분리 사육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개들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오랜 기간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자, 서울시와 강북구청, 동물단체, 동물병원이 협업해 개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동행 활동가는 "임신견이었던 썸머의 시급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갔더니 구조 당일 새끼 한 마리를 출산한 상태였다"며 "새끼와 함께 바로 동물병원에 입원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썸머와 강아지의 상태는 그간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보여줬다. 한쪽 발에 장애를 갖고 태어난 강아지는 안타깝게도 몇일도 버티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썸머는 영양실조에 심한 설사 증상을 보였다.

미용 후 인형 미모를 찾은 썸머 ⓒ 뉴스1 한송아 기자

다행히 썸머는 치료 후 건강을 회복했다. 입양을 준비하기 위해 태어나 처음으로 미용도 받았다. 기본적으로 순하고 사람을 좋아해 낯선 손길도 잘 받아들였다고 한다.

까맣고 동그란 눈으로 인형 같은 모습을 되찾은 썸머는 현재 발라당입양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행 활동가는 "썸머는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 겁이 많은 편이지만, 조금씩 세상을 배워가고 있다"며 "방치된 채 살던 아픈 기억을 잊을 수 있도록 제2의 견생을 선물해 줄 가족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썸머는 아직 무서운 게 많지만 세상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아직 무서운 게 많아도 사람을 좋아하는 썸머 ⓒ 뉴스1 한송아 기자

썸머 / 믹스견 / 2살 / 암컷(중성화 완료) / 4㎏

문의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이 코너는 반려동물 종합 헬스케어 플랫폼 온힐펫(onhealpet)이 응원합니다. 온힐펫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 '개밥왕'은 가족을 만난 강아지, 고양이의 행복한 새출발을 위해 사료와 간식 등을 선물합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