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같은 인재들' '장엄한 궁궐'…40억 반포 래미안 단지 시비(詩碑) '눈총'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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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최근 매매 실거래가 40억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에 세워진 '시비'(詩碑)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 여러 SNS에는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에 세워진 시비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SNS에 "아파트 단지 찬양시를 적어 돌에 새겼다. 강남에 이런 단지가 한둘이 아니란다. 시어가 주는 감성과 울림은 사라지고 천박하기 그지없는 탐욕의 단어들을 나열한 저 돌덩어리가 시비라니. 이 시비를 보고 역겹고 부끄러운 것은 누구의 몫인가. 나라가 미쳤다"며 시비 사진을 올렸다.

이 누리꾼이 올린 시비는 박영석 시인이 쓴 것으로, 제목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 천 년의 보금자리'다.

시비에는 '한강 변 남쪽 안자락에 희망을 묻어둔 준비된 땅' '빼어난 자태의 진주가 폭포를 품은 아름다운 꿈 동산이 되어 만물상으로 새롭게 자리하니' '버들치 노니는 시냇물 줄기는 육백 면 도읍지의 희망으로 흘러라' '천 년을 이어갈 새로운 바람이 금강송 기지에 향기로 머물고 인정의 꿈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영원한 우리들 꿈의 보금자리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등 문구가 담겼다.

해당 아파트에는 이 시비 외에 또 다른 시비도 세워져 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시비에도 래미안 퍼스티지를 찬양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구성달 시인이 지은 시의 제목은 '영원한 파라다이스 - 래미안 퍼스티지'다. 이 시비에는 '서울은 나라 얼굴, 반포는 그 눈동자' '장엄한 우리의 궁궐 퍼스티지 솟았다' '해 같은 인재들과 별 같은 선남선녀' '뜨거운 열정으로 냉정한 이성으로 겨레의 심장 되시는 고귀하신 가족들' '반듯한 삶을 위해 따뜻한 내 정성을 씨 뿌려 가꾸면서 고운 꿈 키운 낙원, 웅지를 품은 이들의 꽃 숲속의 이상향'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탐욕의 단어들이 가득한 돌덩이", "꼴값 떤다", "자부심은 이해한다만 참", "한국 사회의 단상을 보여준다", "이것도 시냐", "굶주린 시인이 마지막 자존을 팔았다" 등 시비 내용과 시인을 조롱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