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특조위 첫 회의…"진실 규명해 안전 사회 만들 것"(종합)
참사 695일 만에 첫발…특별법 통과 4개월여 만에 출범
송기춘 위원장 "내년엔 희생자·유족의 원 풀릴 수 있도록"
- 박혜연 기자, 김지호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김지호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23일 오전 첫 전원위원회를 열고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지난 5월 2일 국회를 통과한지 4개월여 만에 열린 첫 회의다. 참사가 발생한지는 약 2년 만이다.
송기춘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특조위는 그 출발이 지연된 만큼 더욱 철저하게 본연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참사의 발생 원인을 비롯한 구체적인 실체를 엄밀히 조사하고 국가기관이 취한 조치의 적절성 및 책임 여부를 밝히고, 피해 실태와 지원 대책을 점검해 유족과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와 같은 참사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제반 절차의 수립과 진행 과정에 정부와 국회가 각별한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송 위원장은 "내년에는 희생자와 유족의 원이 풀릴 수 있도록 하겠다. 유족과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하며 위로가 되겠다"며 "희생자와 유족에게 가해진 부당한 비난과 혐오의 화살을 멈추게 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참사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이 아픔의 굴레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송 위원장을 비롯한 9명의 특조위원 임명안을 재가했다.
여당 몫 특조위원에는 이상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황정근 변호사, 방기성 방재협회장, 이민 변호사가, 야당 몫에는 위은진 변호사를 포함해 김문영 성균관대 교수, 정문자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양성우 변호사가 임명됐다.
특조위는 이날 오전 전원위에서 '특조위 진상규명 조사신청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의결했다. 특조위는 참사 2주기 집중 추모의 달이 시작되는 다음달 2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진상규명 조사신청서를 접수한다.
특별법에 따라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참사로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이은 사람, 긴급구조 및 수습에 참여한 사람, 인근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근로활동을 하고 있던 사람 등은 피해자로서 진상규명 조사신청을 할 수 있다.
특조위는 또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처 설립준비단 구성안도 의결했다. 준비단은 파견 공무원 7명과 민간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향후 3개월 동안 특별법 시행령과 사무처의 각종 규칙을 제정한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1년으로 기간 내 활동을 완료하기 어려운 경우 활동 기간을 3개월 연장할 수 있다.
특조위는 매주 화요일 10시에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 되 다음주(10월 1일)는 임시공휴일인 만큼 9월 30일 오후 3시에 회의하기로 예정했다.
회의가 끝난 후 특조위원들은 서울 중구 을지로 부림빌딩 내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기억공간인 '별들의 집'으로 이동해 희생자 159명의 사진을 한 장씩 눈에 담았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특조위를) 22개월 동안 기다렸다"며 "오늘에야 비로소 뭔가 막혔던 가슴을 풀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가슴이 뭉클하고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해서 앞으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언제든 유족들이 위원회를 찾아오면 말씀을 나눌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겠다"고 화답했다.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 단장이었던 윤복남 변호사는 "2년 동안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향후 활동 과정에서 유가족과의 소통을 중요한 방침으로 삼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며 "오직 특조위만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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