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사진 찍자 순직한 소방관 남편이…'놀라운' 가족사진에 '감동'

소방청·원더맨,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가족사진' 제작
즉석사진 '프레임' 기능 이용해 유가족, 동료들에 선물

고(故) 이영욱 대원의 아내 이연숙 씨.('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가족사진'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추석을 맞아 순직 소방관의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특별한 사진을 선물하는 영상이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유튜브 '원더맨' 채널에는 소방청과 원더맨 채널이 함께 제작한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가족사진'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은 소방청과 함께 기획·제작된 영상으로 순직 소방관들의 유가족 및 동료들에게 즉석사진의 프레임 기능을 이용해 먼저 떠나보낸 이들과 함께 찍은 것처럼 만든 사진을 선물하는 내용을 담았다.

영상에는 2017년 9월 강릉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이영욱 대원의 아내 이연숙씨와 같은 화재에서 27세에 순직한 고(故) 이호현 대원의 동료 손영호·박민수 씨, 2014년 7월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 지원에 나섰다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故) 신영룡 대원의 부친 신두섭씨가 등장한다.

영상에서 이들은 각 지역의 소방서 및 안전센터를 찾았다가 "소방 캐릭터와 함께 즉석사진을 찍으면 무료로 액자를 드린다"는 이벤트에 응하며 '인생네컷' 차량에서 즉석사진을 찍는다.

고(故) 신영룡 대원의 부친 신두섭씨.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가족사진' 영상 갈무리)

액자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던 이들은 순직한 남편과 아들, 동료를 추억했다.

신두섭씨는 "아들이 외국에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을 떠났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연숙씨는 "남편이 아침에 출근한다고 나가서 인사도 없이 떠났다. 유가족들이 바라는 건 순직한 소방관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주는 것"이라며 남편을 추억했다.

완성된 액자를 받아본 이들은 사진에 등장한 가족과 동료의 모습에 눈물을 쏟아냈다. 이씨는 "너무 힘들어서 남편의 사진을 다 버렸는데, 귀중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신씨는 "아들이 잘 커줘서 고맙다. 부디 하늘에서 잘 있어라"며 "나는 네가 걱정해 주는 덕분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아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손씨와 박씨는 고 이호현 대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며 "호현이가 제일 잘 나왔다. 사진을 보면서 계속 생각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소방청은 "명절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고 순직 소방관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영상은 19일 소방청의 유튜브 채널에도 게재된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