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의사' 유포 전공의 구속영장…20일 영장실질심사(종합)

텔레그램·메디스태프 등에 게시…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복귀 의사·의대생 압박 행위 엄단…공보의 명단 유출 등 수사 중

정부가 전공의 복귀 대책으로 내놓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 지원율이 1%대에 그치자 전공의 모집을 재개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의사 집단행동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모집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8.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법원이 오는 20일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 '감사한 의사'를 유포한 사직 전공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다음주 20일 오전 10시 30분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정 모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이날 의료계 블랙리스트 '감사한 의사'를 유포한 정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씨는 지난 7월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등에서 의료 현장에 남거나 복귀한 전공의·의대생을 비꼬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수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게시물에는 피해자들의 실명·소속 병원·소속 학교 등이 자세하게 기재돼 있다.

최근에는 병원 복귀 전공의·전임의가 늘어나면서 '감사한 의사'에 응급실 부역 코너도 생겼다.

해당 코너에는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응급실에 파견돼 근무 중인 군의관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도 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하거나 휴학 후 돌아온 의사·대학생들을 겁박하고 추가 복귀를 방해할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제작·유포하는 행위를 엄단할 방침이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2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진료에 종사 중인 의사 명단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정부는 범부처 협력을 강화해 중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지난 2월과 5월 의료계 집단행동에 경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가용한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검찰은 병원 파견 공중보건의(공보의) 명단 유출 사건과 전공의 집단사직에 앞서 의료 기록 삭제 지침을 제작 유포한 현직 의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의대 증원에 반대해 발생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선 병원에 파견된 공보의 명단을 온라인에 유출한 전공의 2명과 공보의 6명 등 의사 11명과 의대생 2명 등 총 13명의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2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앞서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고 로그인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등 '전공의 행동 지침'을 메디스태프에 작성한 현직 의사의 업무방해 혐의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