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업무 끝내고 고향으로"…오후 들어 본격 '귀성 전쟁'

귀성객으로 버스·기차역 분주…'역귀성' 마중 나온 자녀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귀성객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종훈 김지호 기자 = "오늘 업무를 끝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서둘러야죠"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노트북으로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던 한 모 씨(22·여)는 "마감은 16일이지만,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향이 아산인 한 씨 옆자리에는 회사에서 받은 샤인머스캣이 한 박스가 놓여있었다. 한 씨는 "명절 때마다 꼭 고향으로 내려가는 편"이라며 "집에 가서 부모님과 빨리 과일을 나눠 먹고 싶다"고 웃었다.

이날 만난 시민 중에선 한 씨처럼 업무를 빨리 끝내고 귀성길을 서두르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역에서 경북 김천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 모 씨(43)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씨는 "2달 동안 중국 출장을 마치고 오늘 귀국해 바로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며 "표를 구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이에게 역과 터미널은 '만남의 장소'였다. 오히려 자녀를 만나기 위해 '역귀성'하는 사례로 자주 보였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권 모 씨(40·여)는 "어머니가 이번에 경북 구미에서 올라오셔서 기다리는 중"이라며 "고령인 어머니가 고향에 계시는 게 마음에 걸려서 3~4년 전부터 올라오시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을 포함한 5일간의 연휴를 맞아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오전까지만 해도 터미널 대합실에는 빈 좌석이 많이 보였지만 오후가 되자 이내 만석이 됐다.

같은 시각 서울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무거운 배낭을 메거나 여행용 가방을 힘겹게 끌면서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비대면 예매 방식에 익숙지 않은 일부 고령층 시민들은 자녀나 현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추석 열차 승차권을 구매하기도 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70대 여성은 "나이가 많다 보니까 (비대면) 예매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자녀들이 예매를 해주거나 이렇게 직접 터미널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이 기차에 탑승하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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