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한 알거지"…1년에 1억 쓴 백화점 VIP 유튜버, 명품 끊은 이유

('회사원A')
('회사원A')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구독자 128만명을 보유한 유명 뷰티 유튜버가 명품을 과소비했던 과거를 반성해 누리꾼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유튜버 회사원A는 지난 8일 자신의 채널에 '1년에 1억…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앞서 회사원A는 지난달 1500만원 상당의 에르메스 가방을 구입한 뒤 포장 그대로 방치했다며 이때 자신이 쇼핑 중독임을 자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사원A는 "쇼핑몰에서 (구매 버튼) 누르는 순간은 좋은데 막상 택배가 오면 열정이 다 사라져서 상자도 안 뜯고 쌓아둔다"고 말했다.

이어 "돈 많이 쓸 법한 사람들을 호텔로 부르고, 모델들 데려다 놓고 눈앞에서 옷 보여주는 VIP 행사에도 갔다"며 "거기 가니까 왠지 사야 할 것 같아서 1500만원짜리 코트를 질렀는데, 한 번도 안 입고 나갔다.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프라다에 갔더니 내가 그동안 너무 과소비 생활을 많이 해서 반쯤은 내가 갖고 있는 제품이었다. 프라다도 재미없더라"라고 했다.

과소비로 회사원A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H 백화점의 VIP 등급을 유지했다고. 그는 "전년도 구매 실적을 가지고 이번 연도 등급이 정해지는 시스템인데, 작년에 한 1억원 썼다"며 올해 초부터 과소비를 줄여 내년엔 VIP 자격이 박탈될 거라고 예상했다.

('회사원A')

회사원A가 과소비를 그만두기로 한 결정적 계기는 지난 1월 유튜브에 올릴 '백화점 VIP' 콘텐츠 촬영 때였다. 11년째 카메라 앞에서 유튜버로 활동했지만, 유독 그날만큼은 내면에 즐거움이 가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회사원A는 "나는 '겉만 번지르르한 알거지'라는 것을 이미 자각하고 현타가 온 것 같다"며 "또 시청자들이 착하니까 좋은 댓글 달아주면서 헛바람 든 생활이 강화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지금 이걸 '나 대단하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다. 오히려 되게 부끄러운 과거라고 생각한다. 난 겉만 번지르르한 알거지가 맞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원A는 명품에 많은 돈을 썼던 것에 대해 "심심하고 외로울 때 돈을 썼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업적 남기기'에 대한 과시욕이 있었다"며 "'내가 여기까지 사봤다', '백화점 VIP까지 찍어봤다' 등 보여드려야 할 게 많은 직업이다 보니 '내가 다 해봤는데 병'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회사원A는 SNS에 올린 사진 중 명품을 빼입고 찍은 사진보다 살 뺀 후 몸매를 드러낸 사진이 훨씬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면서 "더 이상 나의 콘텐츠에서는 명품이 조회수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운동 열심히 하고 간식 안 먹고 당분 끊는 게 내 콘텐츠 조회수에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출의 우선순위도 변경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명품 사는 것보다 내 몸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거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려 한다. 그리고 (과소비 중단으로 아낀 돈은) 열심히 저축해서 노후 준비를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