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노동단체 "베를린 소녀상 아리 평화·인권 상징…존치해야"

김준형 의원 "소녀상은 세계 평화와 인권 위한 연대의 상징"

독일 수도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한국·독일 노동자들이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아리(ARI)'의 존치를 촉구했다.

정의기억연대와 민주노총, 한국노총은 11일 오전 9시 20분 주한 독일대사관 앞에서 '한국-독일 노동자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의 소녀상 아리는 전시 성폭력을 비롯한 모든 성폭력 피해자를 상징하고 있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존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독일이 만약 일본 정부의 거짓과 회유에 넘어가 소녀상을 철거한다면, 그동안 전쟁 책임·과거사 청산에서 보여준 독일 정부의 진심과 국제 사회에 쌓은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소녀상 철거 움직임은 우리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역사 정의를 상징하는 표지이자 전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한 연대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코리아협의회의는 "평화의소녀상은 한인 커뮤니티의 독일 정착의 역사, 이주민 문화, 그리고 초국가적 여성 인권의 상징으로 계속해서 시민 사회 안에 공존해야 한다"며 소녀상 철거를 반대했다.

정의기억연대 등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공동성명문을 주한 독일대사관에 전달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아리'는 지난 2020년 미테구 공공부지에 세워졌지만, 설치 직후인 2020년 10월 관할 미테구청이 철거를 명령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철거가 보류됐다.

이후 미테구의회는 여러 차례 소녀상 존치 결의안을 채택했고, 2022년 미테구청장은 "설치 허가를 2년 더 연장하기로 공식적으로 결정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를린 미테구청은 설치 기한이 끝나는 오는 9월 28일까지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을 옮길 때까지 반복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통보했다.

일본 정부도 그간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압박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22년 5월 베를린에서 열린 올라프 숄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입장과 배치된다며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이에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을 만나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