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행 위험지역에 2026년까지 나무 2000그루 심는다(종합)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보행자 안전 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시가 보행자 위험 지역에 '튼튼 가로수'(가칭)라는 이름으로 나무 2000그루를 심기로 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6년까지 2000주를 심을 계획으로, 올해 우선 50주를 심고 2025년에 1000주, 2026년에 950주를 추가로 심는다.

튼튼 가로수는 일종의 볼라드(말뚝)로, 보행자 다수가 머무르는 곳에 차량이 덮치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시는 이런 장소에 가로수를 확대 식재함으로써 시민들의 불안감을 낮춰주고 보행 안전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볼라드 등 인공구조물 등에 비해 나무의 탄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나무 식재로 보행자는 물론 운전자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탄소,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친환경 효과도 내다봤다.

시는 수도권 지역에서 잘 자라고 뿌리 형태가 심근성이며 목재의 밀도, 경도, 내구성이 좋은 느티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을 튼튼 가로수로 검토 중이다.

다만 가로수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주변 건물의 간판을 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운전자 시야 확보를 위해 차도 측 가로수 지하고(지표면을 기준으로 곧게 뻗은 줄기에서 뻗어 나온 첫 가지까지의 높이)를 높이고, 필요시 가로수 지지대를 기존 지상형에서 매몰형으로 바꿀 방침이다.

아울러 나뭇가지의 폭을 관리함으로써 교통 신호, 표지판 가림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세종대로사거리 교차로 교통섬 등에 시범사업으로 우선 50주를 식재하고, 사업효과 등을 검토한 후 내년에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역주행 사고가 났던 시청역 앞 도로에도 가로수를 심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단 차도 하나를 축소해 보행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청 앞 광장, 롯데백화점 등 유동 인구가 있어서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차도를 하나 줄이는 도로공간재편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시청역 사고 이전의 계획"이라며 "사고 이후 보행자 울타리, 횡단보도 설치 등 몇 가지 보완을 했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가로수 식재는 보행자의 안전은 물론 기후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이며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서울 도심을 걸으면서 아래를 보면 매력정원, 앞을 보면 가로수를 볼 수 있도록 녹색 자연친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