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가해자 "제작만 했을 뿐 유포 안 해…피해 안 줘, 덜 잘못한 셈"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만든 남성이 "난 제작만 했기 때문에 공유한 사람들보다 덜 잘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다.
지난 6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자기 얼굴에 알몸이 합성된 사진을 받으면서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사진을 받았는데 누가 (집 앞으로) 날 찾아왔다. 가해자였다. 고등학교 1학년 올라갈 때쯤 알게 된 남자아이였다"고 밝혔다.
가해자 최 모 씨(가명)는 A 씨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제작진이 최 씨를 찾아가자, 마스크를 쓴 최 씨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주위를 살피더니 "혼자세요? 어떻게 (우리 집) 아신 거예요? 일단 들어오셔라"라고 말했다.
피해자 집 앞에 간 이유를 묻자, 그는 "사과하려고 갔다. 손가락 하나 무조건 자를 생각으로 갔다"고 답했다.
최 씨가 제작한 성 착취물의 피해자는 모두 5명으로, 최 씨와 선·후배나 친구 등 지인 사이였다. 최 씨는 "(만들어서) 나와의 채팅방에 공유했다. 만들기만 했다"며 제작만 했을 뿐, 유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 수가 많아진 이유에 대해 "(딥페이크 만들어주는 로봇이) 처음엔 당연히 무료다. 더 하려면 결제하라고 하더라. 이 링크를 공유해서 친구한테 보내고, 링크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가입하면 포인트를 준다. 그럼 친구 초대를 엄청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그 차이다. 내가 덜 잘못했다는 것도 맞는데 어찌 보면 얘들은 (남한테) 공유했고 그렇게 해서 쟤들한테 피해까지 줬다"며 "난 피해를 안 줬잖아 어쨌든. 나도 잘못한 XX인데 그걸 XX 동영상을 유포하고 조리돌림까지 한 XX는 진짜 나쁜 XX"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 A 씨 생각은 달랐다. A 씨는 "그 사람이 '유포하지 않고 만들고 간직하고 있었다'고 얘기하는데 대화방들이 여러 개가 있지 않냐. 거기(최 씨 휴대전화)에 공유방이 있었던 거 보면 아무래도 이차적으로 작업한 게 아닐까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 씨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과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 여러 곳에 들어가 있었다. '지인 능욕방' 등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인 사진으로 성 착취물을 만들어 공유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최 씨 역시 해당 방에 입장하기 위해 피해 여성들의 사진을 공유했던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최 씨는 "그 XX 안 올렸다고. 인증만 했다고"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제작진이 "(대화방에) 다 들어갔는데 공유 안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냐"고 따져 묻자, 최 씨는 "아무것도 없는데! XX 누가 봐도 한 것처럼 보이는데 안 했다고"라고 소리쳤다.
제작진이 "그럼 들어간 게 잘못인 거 아냐"고 하자, 최 씨는 "들어간 건 잘못한 거겠죠. 진짜 팩트만 말씀드렸으니까 의심하셔도 된다. 얼굴 안 나오고 변조 잘해주시고 모자이크 세게 넣어달라"고 끝까지 유포 혐의를 부인했다.
제작진이 "주변 사람들이 아는 게 걱정되시나 봐요?"라고 꼬집자, 최 씨는 "지금 심장이 떨려 죽겠다. 밖에 못 나간다"며 두려워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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