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의대 교수 만취 운전, 대리기사 들이받아 의식불명[영상]

(M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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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던 대리운전 기사를 들이받아 의식불명 상태로 만든 만취 운전자가 은퇴한 의대 교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60대 운전자 신 모 씨를 구속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신 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해 50대 대리운전 기사 장 모 씨를 들이받은 혐의다.

장 씨는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신 씨의 차에 치여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의 음주 운전은 장 씨를 들이받고도 계속됐고 편의점 옆 식당의 통유리창을 깨고 건물 외벽을 충격하고 나서야 차는 멈춰 섰다.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50%로 만취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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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MBC에 따르면 신 씨는 3년 전 은퇴한 국립대학 의대 교수였다. 또 과거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개업했던 이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 씨는 경찰에 연행되며 "모든 게 제 불찰이다. 제가 기도하고, 회복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삼 형제를 홀로 키운 장 씨는 불경기로 오랜 기간 해오던 꽃집 운영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말부터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의 형은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삼키며 "동생이 대리운전하는 것도 어제 알았다. 워낙 (힘든 걸) 말을 안 했기 때문에 동생 소지품 폰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4일 휴가를 나온 군인인 막내아들은 "면회실에 들어갔는데 제가 알던 아버지가 아니고 축 늘어져서…축 늘어져서…"라며 오열했다. 그는 "(아버지가) '밥 먹었느냐' 안부 인사도 많이 하셨는데 그런 말에 그냥 항상 '밥 먹었다' 이런 단답밖에 안 한 게 너무 후회됐다. 그 순간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신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이들이 먼저 자리를 떠나 음주 운전 방조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이르면 7일 신 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