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수, 눈감고 먹으면 수돗물인줄 몰라"…블라인드 테스트 절반 탈락
청계광장 '아리수 축제'…아리수 커피·라면 먹으며 '음용수' 인식 전환
오세훈 "언제나 믿고 마셔도 돼"…서울시, 무료 방문 수질 검사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5일 '마실 수 있는 물' 아리수를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My Soul Water, 아리수 축제'를 청계광장에서 개최했다. 수돗물을 마실 수 없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해 환영사를 전하고 '아리수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했다.
오 시장은 무대에 올라 "제가 수질을 얼마나 신경 쓰는가 하면 서울광장·광화문광장 등의 바닥 분수에서 올라오는 물을 행여나 아이들이 마실까 봐 이 곳들 또한 음용수 수준으로 수질을 관리한다"며 "아리수는 언제 어디서든 정말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강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구리·하남 등 상류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은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며 "그 노고를 이어받아 서울시도 깨끗한 물을 시민 댁으로 보내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최근 올림픽이 진행된 프랑스 파리 센강과 비교해 한강의 깨끗한 수질을 강조했다.
그는 "6월 '쉬엄쉬엄 한강 축제'를 앞두고 센강에 대장균 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와 한강도 국제 수질기준에 맞춰 8차례 검사를 진행했다"며 "평균적으로 물 100mL 안 대장균 수는 37마리에 불과했고 대회 당일에는 1마리도 안 나왔다"고 전했다.
국제 수질기준상 수영이 가능하려면 100mL당 대장균이 500마리 이하여야 한다. 센강은 올림픽 직전까지 대장균 수가 1000~2000마리를 넘나들어 논란이 됐다.
오 시장은 이어 '아리수 찐팬을 찾아라' 이벤트에 참여했다. 서울시는 아리수 통수 116주년을 맞아 116명의 '아리수 시민 팬'을 선발했다. 아리수·아리수 얼음·아리수 라면 블라인드 테스트로 최종 12명의 우승자를 가렸다.
첫 문제인 아리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1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7명이 탈락했다. 아리수 '찐팬'을 자처하는 대학생 서포터즈 김원기 씨는 탈락 뒤 "아리수를 마셨을 때 전혀 수돗물 답지 않게 부드럽고 깔끔해서 수돗물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청계 광장에서 개최된 이날 축제에는 서포터즈를 비롯한 1000여 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서울시는 댓글 달기·아리수 댄스송 챌린지지 등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식권을 발급해 아리수 라면·아리수 커피·아리수 화채를 제공했다. 댓글 등을 달며 자연스럽게 아리수의 음용 가능성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이 진행됐다.
퀴즈로 쉽고 간단하게 아리수 관련 정보를 전하는 '아리수 스토리텔링'과 페이스페인팅,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이벤트 부스도 운영됐다.
딸 4명과 함께 아리수 서포터즈로 참여하고 있다는 김 모 씨(48)는 "돈도 안 들고 탄소 배출까지 획기적으로 줄이는 '아리수 마시기'의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며 "스마트폰 등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함께 공익적인 활동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온 가족이 지속해서 관련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 보전의 필요성을 통감해 용산구에서 아내와 왔다는 김갑선 씨(79)는 "페트병으로 지구가 병들고 있다"며 "아리수 마시기가 페트병 등의 근절에 기여하는 활동이라 생각해 여기까지 왔다"고 알렸다.
연구에 따르면 아리수는 정수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탄소 배출량이 정수기 물의 378분의 1에 불과하다. 또 페트병 등의 용기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서울시는 시민 누구나 안심하고 아리수를 먹을 수 있도록 무료 방문 검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20다산콜 등으로 신청을 하면 평일은 물론 주말·야간에도 가정에 방문해 5분 내로 아리수 수질을 점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20만 6000건의 방문 검사 가운데 수질 측정의 주요 기준이 되는 철·구리 수치가 기준을 넘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며 "시장이 책임을 지는 물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아리수가 가장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것을 시민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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