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살겠나"…불법 전단 뗀 여중생 송치 경찰서에 항의 폭주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은 전단을 뗐다는 이유로 여중생을 검찰에 넘긴 경찰서의 게시판이 항의 글로 폭주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민원창구 자유게시판에는 400여 개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 3일 불법 전단을 무심코 뗀 여중생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는 언론보도가 화제에 오르면서부터다.

앞서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제보한 여중생의 어머니 A 씨에 따르면 딸은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보다가 거울을 가리는 전단을 무심코 떼버렸다. 해당 전단은 아파트에서 정식으로 승인한 전단도 아니었다. 전단은 아파트 자생 단체에서 무단으로 붙인 것으로, 아파트 하자보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검찰 송치를 결정한 이유를 묻는 A 씨와의 통화에서 "그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없으니까 저희는 송치 결정을 한 거다. 혐의는 명백하다. 그 행동 자체가 형법에서 규정하는 재물손괴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딸이) 나이상으로 자기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맞잖나. 촉법소년이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JTBC '사건반장')

고작 불법 전단 한 장을 뗐다는 이유로 10대 여학생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용인동부경찰서 게시판에 몰려가 "앞으로 불법 부착물 떼려면 경찰서에 문의부터 해야 하냐", "집 앞에 불법 전단 뗐는데 검찰 송치될까 봐 먼저 자수하겠습니다", "어디 전단 무서워서 살겠나?", "용인동부경찰서 경찰들은 참 할 일이 없나 보다", "여학생이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이 걱정이다" 등의 질타를 퍼부었다.

용인동부경찰서 측은 "해당 사건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많은 분에게 걱정 끼쳐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