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라 공공임대주택 못 짓는다?…경실련 "LH, 적자 논리 거짓말"
시세 상승 반영 안하고 감가상각만 적용해 '왜곡' 발생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늘리며 혈세 낭비"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핵심 업무인 공공주택 건설을 적자 논리로 등한시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LH 수도권 공공주택 자산보유실태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LH가 거짓인 적자 논리를 들어 공공주택 공급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LH가 공공주택의 자산가치를 매길 때 부동산 가격 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감가상각만 적용해 실제보다 낮게 평가되는 왜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왜곡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LH 수도권 공공주택 취득가액(최초 구입 가격)과 공시가격을 비교한 결과, LH 공공주택 총 공시가격은 취득가액보다 8조 원이(18%) 늘어난 52조 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기준 과거 심상정 전 의원실에서 제공한 LH 임대주택 자산보유현황과 KB부동산 아파트 시세를 참고해 조사했다.
공공주택 1호당 공시가격은 취득가액보다 2000만 원 늘어난 1억4000만 원이며, 평당가격은 취득가액보다 119만 원 늘어난 778만원이었다.
경실련은 공공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실제 시세를 반영했을 때 공공주택 자산가치는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LH 공공주택 취득가액과 2024년 7월 기준 시세를 비교한 결과, 공공주택 시세는 취득가액보다 두 배 이상 오른 93조 6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1억2000만 원이던 호당 취득가액은 1억3000만 원이 올라 2억5000만 원이 됐고, 695만 원이던 평당 취득가액은 741만 원이 올라 1400만 원이 됐다.
경실련은 LH가 핵심 업무인 공공주택 건설 업무는 회피하고, 자산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적은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만 주로 사들이며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분석 결과 매입임대주택 25평 다세대 주택 한 채를 매입하는 가격은 5억7000만 원으로 SH 위례지구 25평 한 채를 짓는데 드는 분양 원가 3억4000만 원보다 2억3000만 원 더 비쌌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LH에 자산평가 방식 개선을 촉구하며 △공공주택 자산내역·분양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대신 장기 공공주택을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
hi_na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