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여아 속옷에 손 넣은 중1…"실수로 바지에 손이" 황당한 변명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여아의 바지에 손을 넣는 모습을 발견한 선생님이 남학생의 손을 붙잡는 모습. (JTBC '사건반장')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여아의 바지에 손을 넣는 모습을 발견한 선생님이 남학생의 손을 붙잡는 모습.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중학교 남학생이 여덟 살 여자아이 속옷에 손을 집어넣어 성추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아동인 초등학교 1학년 A 양은 지난달 이틀간 강원도 영월 내 아동센터에서 대기업 재단 후원으로 진행되는 합숙 합동 수업을 받았다. 총 50명의 학생 대부분은 초등학생이었으나 일부 중학교 남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합동 수업 둘째 날 아이를 데리러 간 피해 아동의 어머니 B 씨는 센터장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오후 미술 수업 시간 딸의 옆자리에 앉은 중학교 1학년 남학생 C 군이 딸을 성추행하다가 선생님에게 발각됐다는 것.

성추행을 목격한 담당 교사는 "여자아이 두 손은 테이블에 올라와 있었고 남자아이는 한손만 올라와 있었다. 혹시나 해서 계속 지켜봤는데 여자아이 배 아랫부분 바지가 움직이는 걸 보고 의심이 확신이 돼서 바로 남학생 손을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선생님이 두 아이를 조용히 복도로 데리고 나가 남학생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묻자, 남학생은 "죄송합니다"라며 바로 잘못을 인정했다. A 양은 "싫었는데 오빠한테 혼날까 봐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고, 선생님은 두 학생을 즉시 분리 조치했다.

담당 교사와 A 양의 어머니 B 씨는 사실 이 사건 전부터 C 군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첫날 A 양이 B 씨에게 "나 어떤 오빠랑 친해졌는데 그 오빠가 전화번호 따기 게임을 하자고 해서 전화번호 알려줬다. 그 오빠랑 문자도 하고 영상통화도 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B 씨는 "그 오빠가 몇 살이냐" 묻고, 중학교 1학년이라는 딸의 대답에 '왜 중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하고 친해지려 하나' 싶어 수상했다고 했다. 담당교사 역시 두 아이가 붙어 다니는 모습을 눈여겨봤다고 했다. 특히 C 군이 A 양의 팔을 계속 만지길래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고.

B 씨는 C 군이 진심으로 반성하면 용서할 생각이 있었으나 C 군과 그 가족의 태도를 보고 그럴 마음이 없어졌다고 했다. B 군은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과 처벌받을 수 있다는 걸 안다고 인정하면서도 "장난으로 밀다가 실수로 바지 속에 손이 들어갔다"고 변명했다. C 군은 끅끅거리며 어깨를 들썩였는데 B 씨는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얼굴은 전혀 반성하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기억했다.

A 양은 당시 상황에 대해 "오빠가 '쎄쎄쎄' 하자고 얘기하면서 손을 내려 바지 위로 몸을 만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 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무서워서 말을 못 했다"고 진술했다.

B 씨를 찾아온 C 군의 엄마와 고모는 처음에 무릎을 꿇고 빌었으나, 고모가 "선생님이 분리 조치해서 조금밖에 안 만졌다. 사춘기 호기심에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해 B 씨를 황당하게 했다.

B 씨는 "딸아이가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 소변도 안 나온다' 하면서 많이 울고 학교를 못 나가는 날이 많다. 또 '그 오빠가 교도소에 갔으면 좋겠다, 감옥에 갔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며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C 군은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사연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남학생은 소년부 송치로 보호처분을 받을 거다. 아주 약하게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