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중 건물 '와르르'…"수차례 민원, 예견된 사고" 주민 분통[영상]

(SBS 갈무리)
(SBS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폐교회 철거 중 건물이 무너지면서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수차례 민원 제기에도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3시 25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의 4층짜리 폐교회 철거 현장에서 철거 중 갑자기 지붕 전체가 도로 쪽으로 무너졌다.

이날 SBS가 공개한 영상에는 굴착기가 드릴로 옥상 부분을 깎아내리던 중 앙상하게 남아있던 지붕이 눈 깜짝할 새 무너지는 모습이 담겼다.

큰 굉음과 흙먼지가 일었고 바로 밑에 있던 작업자들은 혼비백산으로 몸을 피했다.

콘크리트가 도로를 덮치는 상황에서 지나는 차량이나 행인이 있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SBS 갈무리)

이 사고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인근 주택 450여 가구가 정전됐고, 인접한 원룸 18가구는 아예 전기가 끊겼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민들은 철거 작업이 너무 위험해 보여 수차례 민원을 넣었음에도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민 A 씨는 "(시청에) 전화를 몇 번 했다. 그런데도 나오지 않았다. 사고는 예기된 장소에서 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건물이 무너지는 영상을 본 누리꾼 B 씨는 "3년 전 광주에서 건물 철거하다 버스 덮친 사고에서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발인 날 아들아! 하면서 엉엉 울던 곡소리를 난 아직도 기억하는데… 사람들은 정말 빨리도 잊나 보다. 비슷한 사고가 자꾸 일어나는 거 보면"이라며 씁쓸해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잠원동, 광주 철거 사고 이후로도 아무것도 변한 게 없네", "민원 넣는데도 왜 사고 터지고 나타나냐. 다 죽고 대응하면 무슨 소용?" 등의 반응을 남기며 분노했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지역 참사는 2021년 6월 9일 발생했다. 당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돼 승객 17명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잠원동 붕괴 사고는 지난 2019년 7월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지하 1층, 지하 5층 건물이 철거 도중 붕괴하면서 발생한 참사다. 당시 철거되던 건물이 차량 3대를 덮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