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딸 송혜희 찾아요"…숨진 아빠, 하루 전에도 '실종 현수막' 제작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
25년간 딸을 찾아 헤맸던 송길용 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마지막까지도 딸 찾는 현수막을 제작해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 26일 끝내 딸을 찾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향년 71세. 그는 숨지기 하루 전에도 딸 찾는 현수막을 제작하는 것만 걱정했다고 한다.
전국 미아 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 대표는 "우리가 플래카드를 제작하는 데가 있다. (송 씨가) 많이 맞춰놨는데 좀 걱정된다고 그랬다. 그래서 내가 월급 타면 같이 찾자고 했다"고 말했다.
딸 찾는 현수막 제작에 몰두했던 송 씨는 지난 26일 화물차를 끌고 나갔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나 대표는 "그분이 플래카드를 만들어놓고 안 가져갈 사람이 아닌데"라며 "차 끌고 나갔는데 중앙선을 넘어서 반대편에서 오는 덤프트럭하고 충돌해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송혜희 씨는 송탄 여자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평택시 자택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실종됐다.
송 씨 부부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딸 찾기에 나섰다. 전 재산을 털어 전단과 현수막을 만들고, 딸 사진이 붙은 화물차에 세간 살림을 실어 전국을 떠돌았다.
우울증을 앓던 송 씨 아내는 딸 실종 5년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품 안 가득 딸 얼굴이 담긴 전단을 안은 채였다.
2014년 2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누리꾼들은 "너무도 가슴 아프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꼭 다 같이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온 가족이 비극이다. 너무 슬프다", "따님을 만나실지 아니면 따님이 어딘가에서 살아계실지 모르지만 하늘나라에선 편히 쉬시길 바란다", "고통 속에 살다 돌아가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등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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