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우승' 교토국제고 교장 "비쩍 마른 선수들, 5끼 먹고 싶은데 못사줬다"
야구부 운영은 전적으로 후원금에 의지…성원이 절실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교토 국제고가 지난 23일 일본 학생야구 최고봉인 제106회 고시엔 대회(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계 학교로는 사상 처음 우승, "동해 바다 건너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사가 일본 전역에 울려 퍼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고교 야구 대회 우승팀에게 이례적으로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다"며 극찬하는 등 교토 국제고 우승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백승환 교토 국제고 교장은 26일 YTN과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을 통해 지금까지 일본에서 살아오면서 감동스럽고 기쁨을 주는 일이 많지 않았던 우리 재일 교포 마음을 하나로 연결했고 감동을 드렸다는 것에 선수, 교직원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했다.
야구부와 관련해 백 교장은 "1999년 당시 입학생이 거의 없어 학교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야구부를 창단했다"며 "지금 여기까지 힘들게 왔지만 창단 25년 만에 고시엔 야구장에서 우승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구부 운영 상황에 대해 백 교장은 "학교 운영비는 전부 교육과정에 투입하고 있기에 학교는 야구부 지원을 할 수 없어 후원금에 의지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 탓에 "후원금이 많지 않을 때는 아껴가면서, 체력 단련 위주 등 상황에 맞춰서 훈련을 하고 있다"며 "많은 성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백 교장은 "이번 고시엔 대회에 나온 상대 학교 아이들은 얼굴이 좋고 체격도 좋은 반면 우리 아이들은 비쩍 마른 데다 얼굴도 새카맣게 타고, 눈만 또렷또렷해 그게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 훈련장에 있는 칠판엔 '하루에 다섯 번 먹고 싶다'는 글도 있다"며 "그런 걸 뒷받침 못 해주고 있는 교장 입장에서 안타깝다"고 했다.
야구부 운영의 어려움을 알린 백 교장은 "교토국제학교를 사랑하고 성원해 주신 한국에 계신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 주시고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후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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