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5분 뒤면 숨 못 쉴 것 같아"…부천 호텔 사망 딸 '마지막 통화'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기 부천 호텔 화재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희생자인 20대 여성의 마지막 통화 녹취록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3일 경기 부천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지상 9층짜리 호텔 7층에서 불이 났다. 이번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피해자는 모두 한국인으로 파악됐다.
이날 JTBC 뉴스는 이번 사고로 숨진 A 씨(28)와 그의 어머니가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A 씨에게서 전화가 걸려 온 시간은 오후 7시 42분으로, 화재가 발생한 지 3분 만이었다. 합동 감식팀에 따르면 이번 호텔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는 7층 '810호' 객실이 지목됐다.
810호 문이 열려 있어 연기는 복도를 가득 채웠다. 803호에 묵던 A 씨는 대피하지 못했다. 밖에선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구조 작업이 시작됐지만 늦었다는 걸 직감했다.
연기는 점점 방 안을 채웠고, A 씨는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랑 그런 거 다 버려"라며 "그리고 구급대원은 안 올라올 것 같아"라고 말했다.
엄마가 "왜?"라고 소리치자, A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나 이제 죽을 것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라고 했다.
A 씨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알렸고, 결국 피할 곳을 찾지 못하다 객실 화장실에서 숨을 거뒀다.
한편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19분 뒤, 인근 소방서 5~6곳에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소방 경보령을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섰고 약 3시간 만인 오후 10시 26분 불을 모두 껐다.
소방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투숙객 대피를 위해 건물 밖에 에어매트도 설치했으나, 남녀 2명이 에어매트로 대피하려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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