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광화문에 국가상징공간 반대 40%, 설명하면 오해풀릴 것"

"태극기가 설득력 있겠지만 모든 요소는 설계 제안자 자유"
"국가상징공간 조성은 이미 결정된 사업…추진 방향 물은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구체적인 국가 상징물·조형물 형태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설계 공모를 진행하기로 20일 밝혔다. 시는 앞서 100m 길이의 태극기 게양대·대형 태극기 등을 영구 설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뒤 이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 형태는 열어두되 6·25 전쟁 당시 전세계인의 희생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국가상징공간에 담는다는 것이 서울시 방침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 결과도 이날 발표했다. 한 달간 진행한 의견 수렴 결과 시민 제안 총 522건 가운데 210건(40%)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했으며 308건(59%)은 구체적인 계획을 제안하는 등 찬성 의견에 가까웠다고 시는 설명했다.

다음은 오세훈 서울시장,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와의 일문일답이다.

-국가상징공간 조성 찬반 중 반대가 40%인데 반대 비율이 높다고 보지는 않는지.

▶(오세훈 서울시장) 정치적 견해가 양극화된 시대에 40%라면 당초에 높은 태극기 게양대로 인해 생긴 의견의 흐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오픈해놓은 것을 충분히 설명 드리면 그런 오해는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민 제안 의견 가운데 국가상징물로 태극기를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예정대로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조성하는 건지.

▶(오세훈) 필요할 때 길이를 조절하는 가변형 태극기 등은 기술적 구현이 까다롭지 않다고 한다. 무궁화도 있고 여러 상징물이 있지만 아무래도 태극기가 상징물로서는 가장 설득력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받겠다는 취지라고 다시 말씀드린다.

-시민 의견 수렴은 한 사람당 1번씩만 참여 가능했나. 서울 시민만 대상이었는지.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 제가 알기로 한 사람당 1번씩 로그인이다. 네이버·구글로 진행했으니 플랫폼 당 한 번씩 한 사람이 총 2회 참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전 국민 대상 설문이었다.

-그렇다면 설문에서 중복 수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집계했나.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설문을 진행했는데 공정하다고 봐야할지.

▶(유창수) 저희는 설문을 한 것이 아니라 의견 수렴을 했다. 찬성인지 반대인지 물어본 것이 아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도록 했다. '나는 반대다'라고 명확하게 의견을 표명하면 반대로 인정하고, 구체적인 제안을 한 경우는 국가상징공간 자체에는 찬성한 거라고 보고 집계를 했다. 통계적 중복까지는 향후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국토교통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나. 그쪽 반응은 어떤가.

▶(유창수) 오늘 기자설명회 전에 의견수렴 결과와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직접 찾아가 설명드렸다. 건축정책위는 국가상징공간 용역을 진행 중이다. 여러 상징 공간을 선정할 계획이다.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의 경우 차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공모하면서 재협의하기로 했다.

-시민 의견을 반영한다고 했는데 태극기가 많은 선택을 받았으니 태극기를 활용한 상징물이 조성되는 것인지. 522건의 의견에 대표성이 있다고 보는지.

▶(유창수) 의견 대표성을 갖기 위한 의견 수렴은 아니었다. 상징공간 조성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다. 어떤 형태와 규모로 할지 제안해달라는 취지였다.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의견 수렴은 아니었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 태극기가 될지 뭐가 될지는 특정하지 않겠다. 형태, 위치, 표현 방법 등 모든 요소는 제안자 자유에 달려있다.

-접수된 의견을 다소 자의적으로 찬반으로 구분한 것 같다. 정교한 의견 수렴 과정이었는지 의문이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인데, 거기서는 시민 반대 의견이 더 클 수 있다.

▶(유창수) 의견 수렴을 한 것이지 여론조사를 한 건 아니다. 시의회에서 100m짜리 국기 게양대를 놓고 여론조사를 하면 당연히 반대가 우세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위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의견 수렴을 한 것이다. 시의회가 설문 조사 형식을 어떤 식으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본다.

-만약 최종 확정안에 대한 반대가 심한 경우라도 시공까지 그대로 간다고 보면 될지.

▶(유창수) 디자인이라는 건 개인적 기호가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어떤 디자인이 선정돼도 논란은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국가상징공간에 맞는 디자인을 선정하고 추진하겠다. 다소 논란이 발생하더라도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쨌든 국가상징공간 조성 자체에 반대 의견 가진 분들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분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유창수) 규모와 형태 등을 제한하지 않고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긴 공간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이 의미를 더 전달할 계획을 수립해서 반대의견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노력하겠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