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오진한 산부인과…남편 의심, 이혼할 뻔했는데 사과 없다"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산부인과의 오진으로 이혼 위기를 겪었다는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지난달 말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기 위해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
당시 의사는 A 씨에게 "염증이 있는 것 같다"며 세균 검사를 권유했다. 그동한 한 번도 이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었던 A 씨는 의아했지만 검사를 받았다.
며칠 뒤 A 씨는 병원으로부터 "유레아플라스마 파붐, 헤르페스2형이 나왔다. 내원해서 치료를 받아라"라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헤르페스는 입술에 물집 잡히는 것처럼 생식기에 생긴 거고 유레아플라스마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는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는 A 씨는 "헤르페스는 성병 아니냐"고 물었더니 관계자는 "균이 나왔으니 내원해서 설명 들으시고, 100% 성관계로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병원을 찾아 "나는 여태까지 한 번도 남편 이외의 사람과는 관계를 맺은 사람이 없고 남편도 문란한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 건강검진 여러 번 했지만 한 번도 증상이 나온 적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의사는 "무증상으로 균을 갖고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져서 증상이 이제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혹시 기구를 통해 옮긴 게 아니냐"고 하니까 헤르페스균은 공중에서 살 수 없으니 그런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A 씨 입장에서는 남편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이혼까지 고민했다.
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A 씨 부부는 인근 병원을 찾아 재검사를 받았다. 다른 병원에서 나온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두 사람에게 헤르페스2형이 검출되지 않았다.
A 씨가 병원에 연락해 검진 결과에 대해 설명하자 병원 측은 "분비물을 채취해 이 검사를 (외부에) 의뢰하는 거다. 균이 잠재돼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검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저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됐다. 보균자도 아닌데 피곤하다고 그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마치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던 균이 나이가 들어 활동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해 남편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환자들을 보실 때 오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라는 의미에서 전화했다"고 밝혔다.
.A 씨 남편은 "한 가정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했고, A 씨는 "병원에서 오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려줬어야 하지 않나. 보상, 사과를 바라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남편 역시 "사람 하는 일이니까 실수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병원에서 이 정도면 사과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단순하게 부부싸움이 아니라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었는데 아무 말씀 없어 서운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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