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광화문광장, 6·25희생 모티브로 국가상징공간 조성"
한 달간 국가상징공간 방향성 시민 의견수렴…설계 공모
국가상징 조형물 가운데 '태극기' 41%로 1위
- 박우영 기자,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권혜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광화문 광장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데 있어 기존 태극기 게양대뿐만 아니라 모든 표현 가능성을 열어놓고 설계 제안을 받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광화문 광장 '국가상징공간'에 대한 시민 의견 수렴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6·25 당시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전세계 젊은이의 헌신을 담는 것으로 국가상징공간의 방향성을 설정했다"며 이 같이 알렸다.
이어 "기존 국기 게양대도 좋고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 미디어 파사드 등도 좋다"며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이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일환으로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뒤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한 달간(7월 15일~8월 15일)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이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의견 수렴 결과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찬성'(59%) 의견이 '반대'(40%) 의견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 달간 접수된 시민 제안 522건 가운데 308건이 찬성, 210건이 반대, 4건(1%)이 기타로 분류됐다.
이번 의견 수렴은 찬·반 선택이 아닌 자유로운 의견 개진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시는 구체적인 디자인 등을 제안한 경우는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 것으로 간주하고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전한 답안만 반대로 분류했다.
국가상징공간을 대표할 조형물로는 기존과 같은 '태극기'가 215건(41%)으로 1위로 꼽혔다. 이어 무궁화 11건, 나라문장 2건, 국새 2건, 애국가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 같은 의견 수렴은 단순히 시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으로 설계 공모는 어떠한 제한도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그저 시민 의견을 물은 것일 뿐이지 태극기가 1위로 꼽혔다고 해서 기존 안대로 게양대가 설치되거나 하는 건 아니다"라며 "국가상징공간 조성 자체도 시민 찬반과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상징물 디자인을 두고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미디어아트 작품이나 빛조형물 등을 활용해 광화문광장을 '예술성을 겸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과 국기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을 비롯해 키네틱(움직이는) 아트 등 예술적 조형미를 살린 상징물을 만들자는 제안 등이다.
이번 의견 수렴은 구글과 네이버 아이디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인당 구글·네이버 1번씩 총 2번 참여가 가능했던 셈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설계공모를 추진해 내년 5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 같은 해 9월 국가상징공간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설계공모의 방향성으로는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의 소통 △조형물의 형태 및 디자인 세 가지를 제시했다. 자유 민주주의와 평화를 상징하면서 전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의 공간을 조성하는 설계안과 유지 관리가 쉬워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구조에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향후 공모 단계에서 구체적인 사항들을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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