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 폭행해 의절했던 둘째, 갑자기 돌아와 집 차지하고 흉기 난동"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치매기가 있는 노모의 집을 차지하고 흉기 난동까지 피운 둘째 아들 때문에 온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JTBC '사건반장'은 50대 남성 A 씨가 바닥에 누워있는 80대 어머니를 뒤로하고 흉기를 든 채 CCTV를 쳐다보며 폭언, 욕설을 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A 씨는 "똑똑히 봐라. 개XX야. 내 칼 들고 있다. 너는 내 손에 안 죽으면 XX다. 네 새끼 네 마누라 모가지를 다 XX해버린다"라며 위협했다.

영상을 제보한 A 씨의 여동생 B 씨에 따르면 A 씨는 5남매 중 둘째다. A 씨는 3년 전 어머니를 폭행했으나 어머니가 처벌을 원치 않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A 씨가 혼자 살고 있는 어머니의 집으로 들어온 건 지난 6월이었다. 가족들은 고령인 어머니가 치매기를 보여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어머니를 살폈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A 씨가 CCTV를 향해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폭행에 대한 트라우마로 둘째 아들을 무서워했던 어머니는 둘째가 나가길 원했으나 A 씨는 꿈쩍하지 않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엄마도 죽어라"며 패륜적인 언행을 일삼았다.

(JTBC '사건반장')

A 씨가 이런 짓을 벌이는 이유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집을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가족들은 전했다. A 씨는 "여기가 내 집이다"라고 버티며 아예 자신의 주소지를 어머니의 집으로 옮겨놨다. 또 어머니의 신분증을 이용해 몰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시도했다가 형제들에게 들키기도 했다.

A 씨의 계속된 위협에 형제들은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피신시켰는데, 어머니의 약을 챙기러 집에 갔던 셋째딸 B 씨 내외는 A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B 씨의 남편은 A 씨가 던진 돌에 맞아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고, A 씨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또 A 씨는 뇌경색으로 치료 중인 첫째 형 집에도 찾아가 흉기로 문을 부수고 살해 협박을 했다고.

사연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경찰이 분리 조치를 해도 별로 의미가 없는 게 A 씨가 주민등록을 이전해 놨기 때문에 어머니 집에 있어도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민사소송으로는 퇴거명령을 할 수 있을 텐데 너무 오래 걸린다. 당장 법이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은배 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장은 "CCTV 증거를 경찰에 제출해서 피해자 조사를 받게 되면 A 씨가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