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인 줄 몰랐어요"…광복절 앞두고 폭주·난폭운전 단속

경찰 "SNS 중심으로 폭주족 다시 성행…모의 글 포착"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잠수교 북단에서 실시된 서울경찰청 8.15 광복절 대비 폭주족 특별단속에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불법 튜닝으로 단속에 걸리고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이거 중고로 구매한 건데", "그 사람 말만 믿으면 안 되죠"

14일 오후 10시. 서울 용산구 잠수교 북단 통행로는 경광등 불빛과 이륜차 배기음으로 가득했다. 경찰차 4대가 도로 한가운데 서서 이륜차들을 도로 양쪽으로 불러세웠다.

이날 안개등을 부착하고 달리다 단속에 걸린 김연호 씨(20)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고로 오토바이를 산 지 일주일도 안 됐다"며 "미리 확인을 안 했던 거니까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광복절 대비 폭주·난폭운전 등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서울 시내 총 138개소에 경찰 인력 390여 명을 투입해 거점 근무 및 예방 순찰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총 조향장치, 배기 소음기, 등화장치 등 총 9건의 이륜차 자동차 관리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LED 등 위반 사례가 3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이륜차에 LED 전조등을 부착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LED 전조등을 부착한 채 달리다 단속 대상이 된 미국인 로버트 에번스(38)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현장 단속 경찰에 "이걸 눈으로 보고 어떻게 아느냐"며 억울함을 내비쳤다.

그는 "오토바이를 5년째 타고 있고 2년마다 한국 국가 기관에 점검받았는데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전조등부터 모든 사항을 다 점검한 다음에 이상 없음을 알려줘서 한국에서도 별생각 없이 (점검 당시) 뒤로 물러나 있었더니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무면허 운전 및 음주 운전은 적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폭주족이 다시 성행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이나 모의하는 글이 경찰 시야에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심 내 폭주·난폭운전 등에 대해선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 지속적인 단속으로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