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父 빈소서 여학생 껴안고 씻김굿 때 춤춘 교수…"폭로글 내려" 압박

(kbc광주방송)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세 달 전 부친상을 당한 제자의 빈소에서 욕설, 성희롱 등을 해 물의를 빚은 교수가 2차 가해를 가하고 수업도 태연히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kbc광주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월 아버지를 떠나보낸 대학생 아들 A 씨는 자신의 학과 교수인 광주 모 대학 교수 B 씨가 아버지의 빈소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하고 고성방가에다 폭언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6월 4일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A 씨의 글에 따르면 5월 20일 빈소에 방문한 B 씨는 다량의 음주를 하고, 여학생을 껴안거나 팔짱을 끼는 등 성적인 접촉을 했다. 또 B 씨가 학생들을 강제로 옆에 앉힌 뒤 술을 강요하며, 거부 의사를 내비치면 욕설을 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A 씨는 B 씨가 유족에게도 욕설을 했으며 빈소 내에서 여러 차례 고성방가 및 폭언, 춤추기 등으로 큰 상처를 줬다고 분노했다.

kbc광주방송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실제로 B 씨가 분향소 앞에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강하게 껴안거나 고인을 위한 씻김굿 과정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폭로글 이후 B 씨로부터 짧은 사과 문자를 받았다. 하지만 조교 등을 통해 폭로글을 내리라는 회유를 받으면서 하루 만에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후 A 씨는 가해자인 교수에게 되레 사과하라는 압박을 받거나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리는 등 2차 피해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학교가 B 씨를 직위 해제하고 사건을 학생인권센터로 넘겼으나 분리 조치와 강의 배제가 이뤄지지 않아 A 씨와 성추행 피해 여학생 등이 학기 말까지 B 씨의 수업을 들어야 했던 점이다.

해당 대학의 인권센터 규정에 따르면 피해자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더라도 가해자의 강의를 제한할 수 있는데, 센터는 사건 조사를 신속하게 하지 않았다.

B 씨는 다음 학기에도 필수과목인 전공수업 강의를 맡은 것으로 확인돼 피해 학생들은 계속해서 B 씨의 강의를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B 씨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대학 측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