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복 벗는 윤희근 "경찰국·이태원참사…사퇴설 속에 책임 숙고"

윤희근 경찰청장 9일 퇴임식…2년 임기 채우고 물러나
"사퇴설 속 흔들린 시간 있었지만 조직 추슬러야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안전지원단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4.7.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하는 윤희근 경찰청장(55·경찰대 7기)이 경찰국 신설 논란, 이태원 참사 등을 언급하면서 "무엇이 공직자로서 진정한 책임을 지는 일인지 끊임없이 숙고했다"며 당시 사퇴하지 않은 배경으로 맡은 바 소임을 꼽았다.

윤 청장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참수리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민주적 통제와 중립성 논란, 이태원과 오송 참사, 모두가 놀랐던 이상동기범죄 발생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이슈와 쟁점이 쉼 없이 이어졌다"며 청장 2년간 소회를 밝혔다.

윤 청장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할 거란 냉소도 있었다. 계속된 사퇴설 속에 흔들리는 시간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조직을 추슬러야 했다. 어떠한 바람에도 경찰이 중심을 잡고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 시 약속과 다짐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이 공직자로서 진정한 책임을 지는 일인가 끊임없이 숙고했다"며 "'긍정의 모델'이 되고 싶었다. 단 며칠을 근무하더라도 저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임기 내 성과로 경찰 조직의 숙원사업이었던 공안직 기본급과 복수직급제를 시행하게 된 점을 꼽았다. 아울러 경찰관이 자발적으로 매월 100원 또는 1000원을 기부해 순직 경찰관 자녀에게 전달하는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성과로 들었다.

또 이상동기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등 조직 재편,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경찰 대혁신 TF'를 운영하며 경찰의 재난 위기 대응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윤 청장은 14만 경찰 조직원에게 "경찰의 존재 이유는 국민인 만큼, 어렵고 힘들어도 낙담하지 말고, 국민 곁으로, 현장 속으로, 세계를 향해 묵묵히 경찰의 길을 개척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들에게도 "경찰관 개개인에 대한 복지·처우나, 노후 경찰관서, 범죄 대응을 위한 법·제도 등 현장 경찰관들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치안인프라 확충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윤 청장은 1968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청주 운호고와 경찰대(7기)를 졸업, 1991년 경위로 임용된 후 충북경찰청 정보과장, 경찰청 경무담당관, 서울 수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정보1·2과장, 청주흥덕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경비국장, 경찰청 차장을 역임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