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안세영 말 않고 있다…전담 트레이너, 1년 계약 요구로 불발"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다시 안긴 안세영(22)이 배드민턴 협회와 불협화음을 빚어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9일, 이와 관련한 체육회 입장을 설명했다.
선수단과 함께 파리에 머물고 있는 이 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세영 논란을 살피기 위해 "스포츠계를 잘 알고 있는 감사원 감사관 출신, 경찰 출신 청렴시민감사관, 여성 임원, 변호사, 권익위 전문 감사관 등 5명으로 감사팀을 꾸려 안세영 면담 등을 통해 자세하게 살필 예정이다"고 밝혔다.
◇ 안세영 현재 말을 안해…표현 방법이 서툴렀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안세영의 폭탄 발언 직후 "장재근 선수촌장이 찾아갔지만 말을 안 하더라"며 지금 안세영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영 발언에 대해선 "분명 뭔가 하고 싶은 얘기는 있는데 표현 방법이 좀 서투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논란의 핵심인 △부상 관리문제 △ 전담 트레이너의 파리행 불발 △ 개인자격으로 국제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 차근차근 답했다.
◇ 오진? 선수가 아닌 의사가 판단할 문제
부상 관리와 관련해 이 회장은 "지도자들이 시간대, 일자별로 제출한 보고서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며 "안세영이 파리에서도 치료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강남 모 한의사한테 침을 맞고 싶다'고 해 배드민턴 협회가 한의사를 파리로 모셔 열흘 가까이 치료받게 했다"고 강조했다.
2022항저우 아시안게임 무릎 부상 오진 논란에 대해선 "의사가 오진이라고 해야지 본인이 오진이라고 한다고 오진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보고서상으로는 나름대로 충분히 관리했고 MRI, 제3병원 등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 출전 강행? 안세영 본인이 '괜찮다 나가겠다'고 했다…관련 메시지 확보
무릎부상에서 출전을 강행시켰다는 안세영 측 주장에 대해서도 "'나가지 말고 좀 더 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하자 '괜찮습니다. 나가겠습니다'라는 등 협회, 코치와 안세영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다 있다"면서 "(협회는) 좀 더 몸을 보호해야 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나갔던 것"이라고 밝혔다.
안세영이 믿고 의지했던 트레이너가 파리에 오지 못해 속상해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트레이너는 체육회와 관계된 문제다"고 설명했다.
◇ 안세영 전담 트레이너, 계약 2달 연장 거부하고 연 단위 재계약 요구…규정상 불가능
즉 "트레이너 임용 기간이 지난 6월 30일까지로 재고용하려면 공고-응모-심사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
이 회장은 "안세영 선수가 너무 '그 트레이너와 가고 싶다'고 해 저희가 '계약을 두 달 연장하자, 파리 갔다 와서 절차를 밟자'고 하자 그 트레이는 '지금 당장 정식으로 재계약 해주지 않는다면 안 가겠다'고 해 파리행이 무산됐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2개월 연장이 아니고 연 단위 정규 계약을 연장하는 건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당장 할 수 없는, 불법이다"며 그래서 트레이너가 파리로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 선수는 이코노믹, 임원은 비즈니스?…선수단 항공료는 국비, 임원 자비로 비즈니스
배드민턴 협회 임원은 비즈니스, 선수들은 이코노믹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선수들 항공료는 국가 예산을 쓴다. 예산 확보가 많이 돼 비즈니스 타면 좋겠지만 그게 좀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 "임원들은 자부담이 많다"며 아마 자비로 비즈니스석을 탔든지, 업그레이드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세영이 개인자격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는지에 대해선 "불가능하다"고 단칼에 잘랐다.
◇ 김연아· 박태환 개인자격으로 국제대회?…다 대표팀 내에서 움직인 것
이 회장은 "이는 배드민턴 협회나 대한체육회 규정이 아니라 IOC 규정을 따라야 하는 일로 IOC는 NOC 대표만 출전토록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연아, 박태환이 개인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섰다는 말에는 "다 NOC(국가올림픽 위원회) 대표로 나간 것, 국가대표팀 안에서 움직인 것"이라고 했다. 혼자 출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표팀 운영 스케줄 안에 들어 있는 행위라는 말이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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