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당신 내 여자야"…11세 제자·그 어머니까지 성추행한 국악인

(SBS 갈무리)
(SBS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유명 국악인이 초등학생 제자와 그 제자 어머니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법정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3부(장우영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학대, 강제추행 미수 혐의로 기소된 국악인 A 씨(37)에게 지난 7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 씨는 국가 무형유산 이수자로, 인천시교육청 국악합창단 지휘자 등으로 활동했다. 소리꾼 A 씨는 국악 입시 학원도 함께 운영했는데, 지난 2020년 8월 이 학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11세 제자 B 양에게 입맞춤하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SBS는 B 양이 가지고 있던 수업 녹취 일부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레슨을 잘하면 입맞춤 해주겠다" "생리는 언제까지 하냐. 양은 얼마나 되냐" 등 A 씨의 부적절한 언행들이 담겨 있었다.

또 A 씨는 B 양에게 "아빠 몰래 엄마랑 사귀면 안 되냐?"고 하거나 수영복 입은 여성 사진을 보여주는 등 B 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A 씨는 B 양의 어머니까지 두 차례 강제 추행했고, 한 차례는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아내, B 양 부모와 함께 술을 마시던 도중 화장실로 가는 B 양 어머니를 쫓아가 추행했다.

B 양 어머니와 만나 지속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담긴 녹음 파일도 증거로 제출됐다. 녹음 파일에는 "내가 언젠가 가진다 너" "언젠가는 당신 내 여자야" 등 A 씨의 발언이 담겼다.

딸의 예술중학교 입시를 위해 참고 견뎠던 B 양 어머니는 뒤늦게 딸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자, 입시 한 달을 앞두고 있었지만 A 씨를 고소했다.

고소 직전 A 씨는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아 자주 만난 가족에게 실수했다"는 취지로 B 양 아버지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아동의 바른 가치관 형성을 도와야 할 입시 강사의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고 불량하다면서 실형을 선고했다.

A 씨 측은 일부 사실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항소심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