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 '통신 조회 논란'…시민단체 "檢 '적법' 해명은 아전인수"

참여연대 "불법사찰이자 언론감시…엄격한 통제 필요"
검찰 "통신조회 대상자 인적 사항…적법 절차에 따라"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검찰의 언론인 사찰 규탄 및 통신이용자정보 무단 수집 근절 방안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검찰이 올해 초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과 언론인을 상대로 광범위한 통신 조회가 "적법한 절차에 따랐다"고 해명한 데 대해 시민단체는 "아전인수식 논리"라고 반박했다.

참여연대는 8일 오후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사찰 논란이 일자 통신조회 대상자들의 인적 사항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피의자 내지 참고인들이 언제, 누구와 얼마나 자주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인지를 파악한 것으로 불법사찰, 언론감시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 명목으로 정치인, 언론인 등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통신 조회를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통신가입자 조회 사실 통지를 받은 사람들에 대해 검찰이 실시한 조치는, 피의자 등 수사 관련자들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되는 해당 전화번호가 누구의 전화번호인지를 확인하는 '단순 통신가입자 조회'를 실시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확인되는 정보는 가입자 인적 사항과 가입·해지일시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통신이용자 정보 수집은 정보 주체의 의사와 무관하게 개인의 인적 사항 등이 수사기관이 수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서 보호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수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통신이용자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수사기관의 정보 조회에 참고인들의 지인과 친척이 포함돼 있었고, 언론노조 이외에도 민주노총 연맹 소속 노조 간부들도 통신 조회된 것으로 파악 중"이라며 "언론 통신 사찰로 보고 대응책을 고심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는 "가장 필요한 제도개선은 애초 수사기관 등의 자의적인 통신이용자 정보 제공요청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통신이용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요건을 엄격히 법률로써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