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용대 '도핑 논란'도 협회 탓이었다…황당 '자격 정지' 빈축

배드민턴 선수 안세용(왼쪽), 이용대. ⓒ 뉴스1
배드민턴 선수 안세용(왼쪽), 이용대.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과 실망감을 토로한 가운데,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협회의 황당 실수로 도핑 파문에 휩싸였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용대가 배드민턴 협회를 손절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이용대는 지난 2014년 1월 세계 배드민턴 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징계 이유는 '도핑 규정 위반'이었다.

운동선수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실시하는 3번의 도핑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3회 이상 불시 검사에 불응하거나 선수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검사할 수 없을 경우 처벌받는다.

그러나 이용대는 세 차례 불시 검사에서 한 번도 도핑테스트를 받지 않은 것이었다. 2013년 3월엔 협회가 이용대의 위치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같은 해 9월엔 세계연맹이 정한 보고 시한을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였던 11월 당시, 이용대는 전주에서 경기 중이었는데 협회가 선수촌에 있다고 보고해 결국 '도핑 불응'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용대는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협회 측 고의가 아닌, 미숙한 업무 처리 때문이었다.

당시 협회 측은 3진 아웃 제도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실수를 인정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행정 착오에서 비롯했다"고 항소한 끝에 3개월 만에 징계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이대호 [RE:DAEHO]' 갈무리)

아울러 협회가 이용대를 혹사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용대는 2010년 말레이시아오픈 남자복식 32강에서 부상으로 탈락했다. 당시 그가 1년 동안 한 달 평균 2개 대회에 출전하는 등 무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용대가 복식 선수로 활동한 이유도 눈길을 끈다. 지난 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대호'에서 이용대는 "배드민턴이 스포츠 중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하다. 단식이 제일 심하다. 근데 전 복식이라 체력 소모가 덜 하긴 하다"고 밝혔다.

이용대는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복식을 하게 됐다"며 "제가 어릴 땐 우리나라에서 배드민턴이 복식으로 다 금메달을 땄고, 단식으로 메달 딴 사람은 없었다. 제가 단식도 잘했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에 복식으로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단식과 복식에 둘 다 출전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용대는 "안 된다.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남자 복식, 혼합 복식 이렇게 출전은 가능한데 단식과 같이하면 종목이 너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이용대의 이야기는 안세영이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부상에 대한 협회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했고,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단식만 뛴다고)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점과 일맥상통한다.

누리꾼들은 "이 정도면 협회는 하는 일이 뭐냐", "협회만 멀쩡하면 대한민국에 천재급 선수가 많으려나 싶다. 양궁, 사격, 펜싱에서 금메달 쓸어가는 거 보니", "올림픽 때마다 항상 나오는 지적인데 달라지는 게 없는 게 대단하다" 등 공분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