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 30대 남성 "범행 당시 심신미약 아니었다" 주장(종합)
구속영장 심사 1시간 만에 종료…이해하기 힘는 발언 쏟아내
"유족에 죄송하지 않아"…일각선 '심신미약' 노림수 해석
- 남해인 기자,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기범 기자 = 아파트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백 모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시간 만에 종료됐다. 백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일 늦은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백 씨는 이날 오전 11시 29분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심사를 마친 후 취재진에게 "범행 당시 나는 멀쩡했고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에 대해서도 "(죄송한 마음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쏟아내 정신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심신 미약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일각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언행으로써 심신미약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려는 '노림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백 씨는 "나라를 팔아먹는 김건희 여사와 중국 사회를 처단하고자 이 일을 했다"며 중국과 김 여사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를 거부한 이유로는 "중국 스파이가 마약을 얘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 씨는 앞서 오전 9시 50분쯤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로 법원에 출석했다. 출석 전에도 "피해자가 미행한다고 생각해 범행했다"며 횡설수설했다.
마약 검사 거부 이유에 대해선 "비밀 스파이들 때문에 안 했다"고 답했다.
백 씨는 지난 29일 오후 11시 27분쯤 은평구 아파트 단지 앞 정문에서 길이 120㎝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40대 남성 A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잠시 담배를 피우려 외출했다가 일본도를 가지고 자신에게 다가온 백 씨를 신고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같은 아파트 주민이지만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로 파악됐다. 백 씨는 이전에도 장검 등을 들고 다니며 칼싸움하자고 말을 거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씨는 범행 직후 집으로 도주했으나 사건 발생 1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의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전신 다발성 자철창으로 확인됐다. 몸 여러 곳에 칼에 베인 상처가 많다는 뜻이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백 씨의 모발과 소변 압수수색 영장도 함께 신청했다. 압수수색 신청 이유는 백 씨가 마약류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르면 1일 늦은 오후에 나올 전망이다.
한편 백 씨는 최근 1년 동안 총 7건의 경찰 신고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접수된 112 신고는 1년 동안 보관된다"며 "7건 모두가 A 씨가 신고당한 건은 아니며, A 씨가 신고한 건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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