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8년째 사귀어…그쪽 어머니, 결혼 생각 없으면 헤어지라네요"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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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8년간 연애 중인 30대 초반 여성이 남자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연애를 너무 오래 하는 것 같다며 결혼 생각이 없다면 관계를 정리하라고 권유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여성은 자기 부모로부터도 같은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남친 어머님이 너무 오래 만났다며 헤어지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전한 A 씨는 31살의 나이로 30살의 남자 친구와 20대 초반에 만나 8년째 연애 중이라고 소개했다.

A 씨는 "장기 연애의 단점들을 숱하게 들어오고 저희 부모님도 염려하셨지만, 이미 가족처럼 정이 들어버려서 중간중간 헤어졌어도 금방 재결합해서 만나왔다"며 "저는 내년이나 내후년쯤 결혼을 하고 싶은데, 남자 친구는 뚜렷하게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만난 기간이 길어 서로의 부모님 연락처를 옛날부터 가지고 있었고, 재작년부터는 따로 선물까지는 못 드려도 양쪽 부모님 생신 때는 연락은 드렸다"며 "마침 다음 주가 남친 어머님 생신이라서 저번 주 금요일 퇴근 후 제가 전화를 드렸다"고 전했다.

이때 남자 친구의 어머니 B 씨는 한참을, 대답을 머뭇거렸고, A 씨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남자 친구에겐 얘기하지 말고 둘이 카페에서 차를 한잔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A 씨를 만난 B 씨는 "금방 계획해서 결혼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A 씨는 "아직 결혼에 대해 깊게 얘기해 본 적이 없다. 서로 돈도 더 모으고 확신이 들면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표정이 어두워진 B 씨는 "너를 8년 동안 딸처럼 생각해 왔기에 이런 말을 해주는 거다. 연애 너무 오래 하는 것 같다. 금방 결혼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서로 마음 정리하는 게 좋지 않겠냐"면서 "아들도 마찬가지지만 여자도 30대 중반 되고 결혼 시기 놓치면 상대방 원망하게 될 텐데. 8년이면 둘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도 지난 거 같다. 모은 돈 없어도 1년도 안 되어서 빨리 결혼하고 자리 잡는 애들도 많은데, 너희 보고 있으면 뚜렷하게 계획도 없어 보이고 마냥 대학생들 연애하듯이 현재에만 안주하는 거 같다. 둘 나이도 있는데 결혼할 거면 하고 아니면 말고 결정해라"라고 A 씨에게 직언했다.

B 씨의 말을 듣던 A 씨는 눈물이 쏟아졌다. "제가 그동안 두려워했던 점을 귀신처럼 다 아시고 얘기하시니 눈물만 계속 흘렀다"면서 "'어머님 말씀 무슨 말인지 알겠고, 저도 고민해 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집에 돌아와서 차마 남자 친구에게는 말 못 하고 저희 부모님께 울며 말씀드렸더니. '우리 딸이 그런 말 듣고 온건 속상하지만, 사실 엄마·아빠도 똑같은 입장이다. 언제 결혼하자는 말도 없이 8년이 뭐냐'라고 하시더라, 정이 많이 들어서 힘들겠지만, 정리했으면 하는 같은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씨는 "이 사실을 남친에게 말해야 할까요? 아니면 비밀을 지키고 제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오랜 연예로 인해 친구인지 동성인지 서로에게 너무 무뎌진 거 같았는데, 이번 일이 저에게 불쏘시개가 된 것만 같다"며 조언을 구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자 친구 어머니가 헤어지라고 강요한 게 아니고 글쓴이를 배려하는 얘기인 것 같다", "더 시간 끌지 말고 빨리 결정하라는 소리 아닌가요? 진심 어린 친구들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 같은데", "비혼주의 아니라면 이쯤에서 심사숙고해서 결혼 준비를 서둘렀으면 하는 마음에 하신 말씀 같아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