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서 영화보고 폭포 보며 '물멍'하고…피서도 '개성 시대'

물재생체험관, 학습·물놀이 결합
서대문구, 폭포 옆 테라스 조성해 '2000만 뷰'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 지자체들이 단순히 수영장을 조성하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수상 영화관'·'폭포 물멍' 등 피서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4 한강페스티벌_여름'의 일환으로 3~4일 한강 수상에서 보트를 타고 영화를 감상하는 수상 자동차 극장 '한강수상한영화관'을 운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한강 물에서 수영을 하는 '쉬엄쉬엄 한강축제'도 개최했다"며 "서울 최대 문화관광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강을 활용한 피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 수상 영화관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개장한 잠실한강공원 잠실물놀이장에서도 3~4일에 튜브를 타고 떠다니며 영화를 보는 수상 영화관을 연다.

물 재생 과정을 배울 수 있는 테마공원인 '서울 물재생체험관'은 '물'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어린이 물놀이터를 이달까지 운영한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물 재생 과정에 대해서도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부모들을 위한 전망 데크도 갖췄다.

'물멍'을 위한 수변 테라스도 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부터 홍제폭포에 수변 테라스와 카페·도서관을 갖춰 '힐링 수변공원'을 운영 중이다. 이른바 '폭포멍'을 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지며 폭포 관련 숏폼 영상은 TikTok(틱톡) 등 SNS에서 누적 조회수 2000만 이상을 기록 중이다. 폭포 카페는 1년 만에 누적 매출액 12억 원을 달성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이 정도의 성공을 예상하지는 못 했는데 폭포를 보면서 멍을 때린다는 독특한 피서 콘셉트가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같다"며 "인근에 공연장을 만들고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지난달 홍제천 주변의 접근로와 산책로를 정비하고 시민들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며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수변 공간을 조성했다.

대상을 특정해 운영하는 피서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시는 5~10일을 '약자와의 동행 주간'으로 지정하고 서울지역아동센터·외국인주민지원센터 등을 이용하는 아동·청소년, 다문화가족 총 240여 명에게 유람선과 요트 승선 체험, 카약, 패들보드 등 수상레저 활동 체험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취약계층에 대한 여름철 지원은 냉방비 등 당장의 '필요'에 초점이 맞춰지는 측면이 있다"며 "모든 사람이 피서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는 만큼 시정 핵심인 '약자와의 동행' 원칙에 따라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