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훈 금천구청장 "계속될 G밸리 성장…'강소구' 전략 차용"

[민선8기] 독산동 공군 부지, G밸리 배후 R&D 연구센터로
관내 첫 대형병원·'서서울미술관' 등 필수·문화 인프라 확립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이 15일 뉴스1과 인터뷰하는 모습. (금천구 제공)

'서울의 경계부'. '1995년 구로구에서 분리된 막내 자치구'.

"면적도 중구 다음으로 작고 인구는 다른 자치구의 절반 수준이죠. 그러나 금천에는 다른 구들이 부러워할 만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G밸리를 기반으로 유럽의 네덜란드처럼 '강소구' 노선을 취해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두 번째 임기를 맞은 유성훈 금천구청장을 그간 괴롭혀온 것은 금천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었다. 금천이라는 이름이 듣는 이들의 마음 속에 특별한 상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그에게는 일종의 콤플렉스이자 마음의 짐이었다.

집무실에서 만난 유 구청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오랜 고민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은 듯 막힘없이 구의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G밸리는 앞으로 그 규모가 더 클 것"이라며 "기업의 요람으로서 더 많은 이들이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인 만큼 구청은 직주근접 여건 조성으로 이 같은 성장을 뒷받침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유 구청장의 이 같은 믿음이 독산동 공군 부지 개발, 신안산선 개통 등 주요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됐다.

2005년부터 추진한 구 숙원사업인 독산동 공군부대 이전은 현실화 단계에 이르렀다. 부대를 이전받을 지자체들의 반대로 사업이 거듭 무산되자 구는 현 부지 내 군부대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부대 면적을 대폭 축소하고 용적률 완화 등 특례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여분 공간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국토교통부는 1일 해당 부지를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대상지로 확정했다.

유 구청장은 "공군 부지는 G밸리 인근에 위치한 12만 5000㎡의 대규모 땅"이라며 "다른 흔한 개발 사업처럼 아파트를 세우는 대신 R&D 역할 등을 수행할 G밸리의 배후 산업 거점을 만들겠다"고 알렸다.

2019년 착공한 신안산선 사업은 2026년 개통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안산선 신독산역이 G밸리 가산디지털단지와 구로디지털단지 사이에 들어서며 G밸리의 교통 편의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이 15일 뉴스1과 인터뷰하는 모습. (금천구 제공)

유 구청장은 G밸리의 성장을 직접 지원하는 차원에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서울센터를 유치했다. 디자인 전문가들과 벤처 창업 기업들을 한 데 모아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그는 "G밸리는 다른 산업단지와 달리 벤처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벤처로서는 제품화의 전 과정에 필수적이지만 여건상 고용이 가장 어려운 것이 산업디자인 인력이고, 디자인 회사도 이미 인력을 갖춘 대기업·중견기업보다는 벤처가 실질적인 사업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디자인진흥원 서울센터는 벤처 기업들이 디자이너들로부터 제품 자문을 받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G밸리를 중심으로 한 직주근접 실현을 위해 다양한 필수·문화 인프라도 유치했다.

관내 첫 대형종합병원이 금천구청역 인근에 지어질 예정이다. 평생학습관·50플러스센터 등 구민 복지에 필수적이지만 관내에 없었던 시설들도 건립했다. 서울 서남권 유일의 시립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 등 문화예술 시설도 구에 둥지를 틀었다.

'역사'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삼국시대 유적인 호암산성의 역사공원화를 추진 중이다.

유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발굴 조사로 삼국시대 유물은 물론 연못 수준에 이르는 대규모 우물 등을 산성 정상부에서 발견했다"며 "내년 개발 계획 수립에 이어 공사가 완료되면 방문객들이 산성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연못과 사찰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이 15일 뉴스1과 인터뷰하는 모습. (금천구 제공)

임기 7년째를 맞은 유 구청장은 장기적인 금천구의 발전 방향을 묻자 "사통팔달 교통 요지인 금천구는 제 퇴임 이후에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구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 시내까지 가려면 보통 길이 막히는 반면 금천은 인천 영종도, 경인 고속도로 등 사방으로 길이 뚫려 있는 '물류의 핵심'이자 '물류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광명~파주 고속도로 구간 등도 개통하는 만큼 교통 요지로서의 장점을 살려 도시 발전 전략을 짜야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 변화와 구민들의 노력으로 그간 저평가됐던 금천의 '강소구'로서의 도약은 이미 시작됐다"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허물 없이 소통하며 지역 발전에 함께 했던 구청장으로 기억된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