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일찍 귀가했다가 충격…누군가 변기에 몰카, 수거 못해 간 듯"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누군가가 집에 무단침입해 화장실 변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평소 홈 스타일링 관련 콘텐츠를 게재하는 인스타그램 이용자 A 씨는 25일 '그동안 일상 피드를 올리기 힘들었던 이유'라는 제목의 글로 3개월간 겪은 일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월 A 씨는 벽에 선반 다는 걸 도와준다는 동생 부부와 함께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다. 그는 "9개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늘 같은 시간에 집에 들어왔는데, 이날만 유일하게 집에 3시간 일찍 귀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A 씨는 동생 부부가 왔기에 변기가 깨끗한지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변기 틈새에 샤워부스 방향으로 설치된 검은색 소형 카메라가 불이 깜빡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침에 매일 남편이 확인하고 청소도 자주 하는데, 그땐 없어서 제가 나갔을 때 (누군가) 들어온 게 확실하다"며 "제가 오전 11시에 운동 가서 1시간 정도 집을 비운다. 돌아와서 씻고 출근하는데, 언제 (범인이) 들어왔는지 정확히 모른다. 건물 같은 층엔 CCTV가 없어서 확인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인은 카메라를 두고 나간 후, 원래 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를 수거하려 했지만 제가 평소보다 빨리 들어오기도 했고 동생 부부가 같이 들어오는 바람에 수거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범인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으로 침입했다. 근처에 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몰래카메라는 무선 통신이 불가능한 모델이었고 촬영 시간이 비교적 짧은 중국산 제품이었다. 하지만 지문이 잘 남지 않는 소재였고, 카메라 메모리칩 손상으로 복구하지 못하는 등 피의자를 특정할 단서가 부족해 미제 사건이 됐다.
과학수사대가 출동해 침입 흔적을 조사했고, 담당 형사가 직접 건물을 살펴봤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A 씨는 "경찰들도 놀랄 정도로 미스테리한 부분이 많아 수사가 까다로웠다. 지능범이라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비데 아래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무래도 상습범 같다. 사건 이후 힘들었는지 원형 탈모가 생겼다. 집이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에 무섭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꼭 알리고 싶었다. 터치식 도어락은 지문 누를 때마다 닦고, 혼자 살면 현관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저도 사건 이후 바로 카메라 달았다. 모두 조심해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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