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부모 "교육 현장 희망의 불씨 살아있어"…순직 1주기 추모식

20일 서울교대 대운동장에서 추모·헌화 행사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인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장소에서 추모객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선생님들의 일상이 보다 안전해지고, 교육 현장이 더 밝게 변화되기를 마음 모아 기원합니다."

'서이초 사건' 1주기를 맞아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서이초 순직 교사의 부모가 쓴 편지가 공개됐다. 순직 교사의 부모는 "교육 현장에 바뀌어야 하는 게 아직 많지만 그럼에도 희망이라는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편지는 고인의 사촌오빠인 박두용 교사유가족협의회 대표가 대독했다.

부모는 "세상이 무너져 내려버린 듯 잔인했던 지난여름의 그날이 결국 돌아오고야 말았다"며 "억지로 꾹꾹 눌러놓은 감정들이 또다시 헤집어져 먹먹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발령통지서를 받아 들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교사 초년생이었던 딸아이가 벗어날 수 없었던 아픔은 무엇이었으며, 어디서 딸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버렸는지 이제는 되돌릴 수도 없고 대답도 들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순직 이후 추모와 교권 보호에 앞장서 준 동료 교사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부모는 "절망적인 시간 속에서 헤맬 때, 많은 선생님들이 딸아이의 선택이 개인의 잘못이 아닌 교육시스템의 문제라며 길거리에 나서주셨다"며 "그동안 참고 인내했던 교육 현장에서의 아픔들을 외쳐주셨다"고 말했다.

1주기 당일인 지난 18일 전국 대규모 추모 행사에 이어 초등교사노조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수십 명의 동료 교사와 시민들이 검은 옷을 갖춰 입고 긴 추모 행렬을 이뤘다. 행사는 묵념, 추모 영상 시청, 추모사 낭독, 애도 노래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윤미숙 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지난해 안타까운 막내 선생님의 죽음을 기억한다"며 "별이 되신 선생님들뿐 아니라, 현재도 많은 선생님께서는 여전히 교권 침해로 고통을 감내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18일 서초구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는 교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된 학부모의 갑질이나 폭언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4개월 만인 11월 사건을 종결했다. 해당 교사는 지난 2월 순직이 인정됐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