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데려와달라"…서울시 판다 임대 움직임에 시민 요청 쇄도

오세훈 시장, 쓰촨성 정협주석 만나 판다 임대 가능성 타진
시민제안 페이지에 시민 의견 쏟아져…임대 가능성 미지수

8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바오패밀리' 조형물이 설치된 모습.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중국 측에 푸바오를 대신할 판다의 임대 가능성을 타진하자 시민들이 판다 입장을 고려해 더 이상 '판다 외교'에 동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15일 중국 쓰촨성과의 우호 도시 협력 10주년을 맞아 본인의 집무실에서 톈 샹리(田向利) 중국 쓰촨성 정협주석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푸바오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판다는 중앙정부의 권한이나 정협주석님이 실마리를 풀어주길 바란다"고 전했고 톈 정협주석은 "쓰촨성에 돌아가서 시장님의 의지를 전하겠다"며 화답했다.

서울시가 사실상 중국 측에 판다 임대 의사를 타진한 가운데 시 시민제안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 등에는 시민 반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제안 글에서 "푸바오는 중국으로 돌아간 이후 3개월 만에 한국에서의 밝고 명랑했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변했다"며 "푸바오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떤 판다라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태어날 때부터 보고 자란 사육사를 판다로부터 떼어 놓는 것은 동물에게 못할 짓"이라며 "푸바오 외 다른 판다들이 그런 고통을 다시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이후 판다와 관련된 제안 30개가 올라온 가운데 대부분 게시글이 이처럼 판다들에게 상처를 주는 판다 임대를 멈춰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민들은 판다를 데려올 것이라면 사실상 한국이 집이라고 할 수 있는 푸바오를 다시 데려와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이 판다 임대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에서도 관련 반응이 나오고 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한국 국민들이 자이언트 판다에 보여준 깊은 애정과 열정은 중국 국민들을 감동하게 했으며, 중국인들은 이를 고마워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이 판다 협력을 지속할 수 있다면 양국 교류 강화와 양국 국민 간 유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쓰촨성 청두에 본부를 둔 자이언트 판다 보호 NGO인 '웨웨라이'의 자오쑹성 매니저는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국제 협력은 인적 교류 촉진과 상호 신뢰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판다 임대가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판다 임대는 중국 중앙정부의 권한인 데다 엄격한 절차를 따른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