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안 온대?"…머리 다친 응급환자 비하한 마산 병원, 결국 사과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마산지역 병원 의료진이 머리를 크게 다쳐 응급실을 찾을 예정이던 환자를 '뚝배기'라고 비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 10분께 자전거를 타다 머리 부상을 입은 환자 부모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에스엠지 연세병원에 응급환자 신청을 했다. 그러나 해당 병원은 대기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고 안내했고, 부상자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응급실 의료진들은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는데도 큰소리로 "머리머리 뚝배기", "뚝배기 어디 갔냐", "뚝배기 안 온대?"라고 말했다.
또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자 "다른 병원 간 거 같더라"라며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환자 부모는 의료진들이 주고받은 대화를 직접 듣지 못했지만, 같은 날 병원을 찾은 다른 환자 가족이 이 사실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면서 일파만파 확산했다.
글쓴이는 "소곤소곤 이야기한 게 아니라 큰소리로 환자들이랑 보호자들이 다 들리는 수준으로 이야기했다"며 "자기들끼리 키득키득거리고 사적인 이야기를 크게 대화하는 게 듣기 거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상황이고 다 심각한 상황인데 큰소리로 사담 나눠 받고 장난치고 뚝배기라는 단어를 남발하면서 쓰는 게 정상인지 모르겠다"며 "치료받은 남편이랑 저는 둘 다 기분 나쁘게 나왔고 이런 병원에서 다시는 치료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즉각 사과문을 냈다. 병원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받으신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지금까지 저희 병원을 찾아주신 모든 고객님들께 깊은 사과와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병원은 직원들의 안일한 행동들을 예방하고자 병원 내 윤리 기준과 행동 지침을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직원들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반성과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해당 직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 △전 직원 대상 재교육 실시 △병원 내 윤리 기준과 행동 지침 강화 등을 약속했다.
끝으로 "28년간 지역사회의 신뢰와 사랑으로 자리를 지켜온 저희 병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