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홍명보 감독, 외국인 후보보다 종합평가 앞서…'원팀' 적임자"(종합)
K리거 파악‧국내 체류 문제 등 여러가지 사안 고려"
이임생 이사 "선임절차 투명…울산과 팬들에게 죄송"
- 김도용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안영준 기자 = 대한축구협회(KFA)가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 감독 선임 과정을 마무리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과 경험, 성과 등을 높게 평가, 새로운 A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임생 이사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A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 브리핑을 열어 홍명보 감독의 선임 이유와 과정 등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후 무려 5개월 만에 새 감독을 찾았다.
홍명보 감독은 조만간 울산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고 정식으로 부임하게 되며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도한다.
이임생 이사는 △협회의 게임 모델과의 부합성 △ 적절한 경기 운영 방식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속성 △앞서 지도자로 이뤄낸 성과 △한국 축구대표팀 지도한 경험 △대표팀의 촉박한 일정 △국내 체류 문제 등을 근거로 홍 감독이 적임자라 설명했다.
우선 이임생 이사는 "협회가 추구하는 게임 모델을 고려했을 때 홍명보 감독의 경기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울산에서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K리그 기회 창출 1위, 득점 1위, 압박 강도 1위, 활동량 10위를 기록했다"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는 활동량에서 하위그룹이었다. 이는 한국 축구에 교훈을 준다"고 홍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높게 평가했다.
이 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앞서 A대표팀, 23세 이하(U23) 대표팀,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끈 경험, 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에 대해 폭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이 추구하는 리더십도 지금 한국 축구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원팀, 원 스피릿, 원 골'을 강조했는데, 현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사항"이라면서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원팀 정신을 만드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앞서 2명의 외국인 감독(벤투, 클린스만)을 경험하면서, 우리 대표팀에는 자유로움 속 기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국내 지도자들과 함께 외국인 지도자들도 신임 감독 후보로 뒀다. 이에 이임생 이사는 지난주 유럽으로 출국해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을 미팅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협회와 이임생 이사의 선택은 국내 지도자인 홍명보 감독이었다.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은 앞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고, 울산 HD에서는 2번이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후보 외국인 감독들보다 욱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면서 "또한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 K리그 선수 확인 등을 위해 국내 감독 선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국내 지도자가 현 상황에서 더욱 적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오는 9월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시작된다. 이때까지 외국인 감독이 선수를 파악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최종후보에 오른 외국인 지도자들 모두 유럽 빅리그 경험이 있고 자신들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다는 것도 존중한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과 비교해 더 큰 성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또 자신들의 철학을 한국 대표팀에 제대로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체류 기간도 문제가 됐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주로 해외에 거주하면서 '근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임생 이사는 "외국인 지도자들의 국내 체류 시간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유럽에서 만난 후보 1명은 체류가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1명은 이 부분이 까다로웠다"면서 "국내 체류에 대한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임생 이사는 "나의 얕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선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 (정몽규) 회장님이 내게 모든 권한을 주셨기에 투명한 과정에서 스스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임생 이사는 "울산 구단과 울산 팬들에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 팬들에게 다시 사과드린다. 앞으로도 울산을 계속 응원하겠다"는 말로 시즌 중 사령탑을 잃게 된 울산 현대 구단과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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