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씀 잘 들어라" 북한군 남하 늦춘 김명손 경사 국립묘지 묻혔다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6·25 전쟁 당시 전사한 경찰관이 74년 만에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경찰청은 27일 오후 3시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 경찰관의 유해 안장식을 열었다.

안장된 전사 경찰관은 서해안으로 진격한 북한군을 차단하기 위해 영광 삼학리 전투에 참가했다가 전사한 고(故) 김명손 경사다. 김 경사의 신원은 2007년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유해를 발굴한 후 유가족 DNA 시료 분석을 통해 올해 초 확인됐다.

당시 김 경사는 스물일곱 살 나이에 딸에게 "엄마 말씀 잘 듣고 있어라"라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서 북한군과 싸워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학리 전투는 전남경찰국 소속 경찰관 200 명이 참가해 50여 명의 인명 손실을 입는 와중에 북한군 6사단 1000여 명의 남하를 지연한 전투로 평가받는다.

안장식에 참석한 고인의 유가족은 "그간 유해를 찾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국가가 전사 경찰관 현양 사업에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참전한 경찰관은 총 6만 3427 명이며 그중 3131 명이 사망하고 7084 명이 실종됐다. 경찰청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매년 6월 6일 '전사·순직경찰관 추념식' 등 추모 행사를 열고 있으며 전사 경찰관 유해발굴사업 및 현충 시설 정비 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