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스타벅스 온 할아버지, 기억하세요?"…'젠틀맨' 손녀의 뭉클한 편지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스타벅스 애용자였던 국가유공자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손녀는 생전 할아버지를 반겨줬던 파트너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근 스타벅스 고객센터에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의 할아버지를 '젠틀맨'이라고 소개한 손녀 A 씨는 지난 4월 4일 오후 3시,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러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을 찾았다가 겪은 일을 공유했다.
그는 "할아버지는 평일 오후 3시가 되면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으로 향했다. 아흔셋이신 할아버지는 에스프레소 한 잔과 물 그리고 달콤한 커피 사탕을 함께 즐길 줄 아는 멋쟁이셨다"며 "독립문역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난 3월 말까지 매일 같이 방문하시던 할아버지에게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는 곳이자, 삶의 낙이었다"고 적었다.
하루는 독립문역점 파트너가 할아버지에게 휴대전화 앱을 통해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A 씨는 "이제 나도 스타벅스 앱을 쓸 수 있다고 자랑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연말에는 할아버지의 에스프레소 사랑 덕분에 프리퀀시를 빠르게 모아 매년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바쁜 학업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독립문역점에 자주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함께 갈 때마다 (파트너들이) 할아버지를 챙겨주시고 반갑게 인사해 주셨다"며 고마워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A 씨는 할아버지가 생전 사용하던 스타벅스 카드를 들고 홀로 독립문역점을 찾아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이때 A 씨가 파트너에게 "평일 오후 3시에 에스프레소를 시키던 할아버지를 기억하느냐"고 묻자, 파트너는 "당연히 알고 있다. 독립문역점의 유명 인사였다"며 반가워했다.
이에 A 씨는 파트너에게 "할아버지가 떠나는 날까지 '요 며칠 안 가서 스타벅스에서 날 찾을 텐데'라고 걱정하셨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소식을 듣고 눈시울을 붉힌 파트너들은 A 씨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케이크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는 "덕분에 할아버지의 빈자리로 텅 비었던 마음이 채워졌다. 오늘 뵌 파트너님 말고도 할아버지를 챙겨주시던 분들이 더 계실 거로 생각한다"며 "직접 만나 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모두에게 따뜻했던 할아버지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면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최근 독립문역점이 국가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해 새로 단장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면서 "6·25 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하신 할아버지가 독립문역점에 애착을 가지셨던 게 이러한 이유였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그는 "그동안 할아버지를 챙겨주셔서, 저에게 할아버지와의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독립문역점을 언제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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