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상대 2억 소송 故박주원양 엄마 "소송비용 3/4 내라? 참 어이없다"

法 '5천만원 배상 판결, 1/4 승소…원고가 소송비 3/4 부담

학교폭력 소송에 불출석해 물의를 빚은 권경애 변호사의 징계위원회가 열린 2023년 6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딸의 영정 사진을 든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 영구 제명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학교폭력 소송에 출석하지 않아 유족 측을 패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일부 승소했던 고(故) 박주원 양 어머니는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판결이었다"며 법원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고인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의 판결에 대해 질문받았다.

앞서 이 씨 등 유족들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2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권 변호사가 성실히 재판에 출석했더라도 "관련 민사사건에서 승소했을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사건 승패를 떠나 기회가 상실된 데 대해 이 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므로 금전으로나마 위자(慰藉)할 의무가 있다"며 청구액의 4분의 1인 위자료 5000만 원 지급 명령을 권 변호사에게 내렸다.

아울러 소송 비용 중 4분의 3은 원고(이기철), 4분의 1은 피고가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이는 소송 청구액과 실제 판결 내용에 따른 배분이다.

이기철 씨는 "어제 결정을 듣고 '이게 뭔가'는 생각만 드는 등 약간 정신이 혼미해지더라"고 했다.

이어 "소송 청구 가액이 2억으로 판사는 4분의 1인 5000만 원을 선고 했다. 4분의 1만 승소했으니 소송에 들어간 비용의 4분의 3도 원고가 부담하라 이 얘기다"며 " 민사소송법 교과서에 있는 아주 기초적인 그런 기계적인 내용으로 인간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교과서 내용 그대로를 적용한 것"이라고 어이없어했다.

또 "소송을 시작하면서 재판부는 이 사건을 어떻게 대할까 그것을 보고 싶었다"며 "그런데 두 번의 재판에서 판사 분은 성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첫 번째 재판에서) 판사가 '서류가 너무 많아서 읽기 힘들었으니까 정리해 달라', 두 번째 재판은 '선고 하겠다'고 이야기한 게 다였다"며 "판사가 무미건조하게 선고문 문장 일부를 그냥 읽었고 자신이 왜 이런 선고를 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렇게 재판할 것 같으면 그냥 전자소송으로, 판사실에 앉아서 서류로만 갖고 하지 왜 재판 하냐"고 따졌다.

이 씨는 자신이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이 얼마인지 "그 생각은 하고 싶지 않고 판사가 이런 판결을 한다라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 그게 저한테 중요한 쟁점이다"고 강조했다.

"학교를 다니는 어린 생명이 폭력 앞에 처참하게 당하고 있는데 학교가 외면했고, 교육청이 외면했고, 서울시 재심의, 세종시 행심의도 외면해 마지막 보루인 법정으로 갔는데 그것마저도 지금 묵사발 났다"며 항소심에서라도 바로 잡겠다고 했다.

2015년 5월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고 박주원 양은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졌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