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육사교장 "훈련병이 완전군장? 특수부대냐…얼차려때 지휘관도 똑같이"

2013년 8월 26일 고성균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육사 제도·문화 일대 혁신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육사는 이날 생도들에게 금주, 금연, 금혼 등 '3금 제도'가 엄격히 적용되고 성추행, 성희롱 등 성 관련 범죄를 저지를 경우 퇴교처리와 동시에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내용 등의 '육사 제도·문화 일대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육군훈련소장, 육사교장, 육군 교육훈련부장을 지낸 군 훈련 전문가인 고성균 예비역 소장(육사 38기)은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고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전 소장은 11일 저녁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 "간부가 전투도 아닌 얼차려 군기 훈련을 시키다가 눈앞에서 부하를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 참 참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전 소장은 "과거 가혹행위 등이 있어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이라는 것을 법으로 정해놨는데 이번엔 그런 것들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군기 훈련 규정을 전혀 안 지켰다"고 지적했다.

일부 예비역들이 "어떻게 군인이 완전군장 뜀뛰기 정도를 못하냐" "나 때는 안 그랬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선 "옛날과 지금 여러 가지가 많이 바뀌었는데 그것을 동일시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물리쳤다.

또 "(그분들이 훈련받을 때) 훈련소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특수부대에 가서는 당연히 그렇게 했어야 한 건데 이를 착각하는 것 같다"고 완전무장 구보 훈련은 특수부대원이나 체력적으로 단련된 현역들에게나 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 전 소장은 "(1978년) 육군사관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1주 차에는 뜀걸음으로 3㎞, 그다음에는 6㎞ 등 순차적으로 늘려갔다"며 "(이번처럼)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경우는 없다"라는 사례까지 들었다.

고 전 소장은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에서 기초군사훈련 받는 생도에게 얼차려를 줄 경우 상급 생도가 함께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며 "우리 육군도 이런 것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고 전 소장은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 군기 훈련, 얼차려를 시킬 때 군기 훈련을 부여하는 지휘관( 이번 같으면 중대장)이 함께 군기 훈련을 하도록 규정 보완 △ 리더십을 제대로 갖춘 우수한 간부가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리 규정과 시스템이 좋아도 결국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 우수 간부를 획득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을 제안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