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난폭운전 신고하며 "왜 지금 해결 안 하냐? XX" 공무원에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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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악성 민원인에게 폭언을 들었다는 공무원의 하소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금 당직 서다가 민원이랑 한판 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무원이라 밝힌 A 씨는 "퇴근 시간 다 되어서 갈 준비하고 있었는데 60대 정도 되는 할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내용 들어보니 운전하는데 버스가 난폭운전 했다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민원인은 "알겠다. 해당 과에 전달하겠다"라는 A 씨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XX. 강아지 같은 놈아. 지금 해결 안 해줄 거면 왜 들었냐"며 2분간 욕설을 내뱉었다.

A 씨는 "듣다가 계속 욕할 거 같아서 '내일 전달하겠다' 하고 끊었다. 30초 후에 다시 전화 와서 '왜 끊냐'며 욕하더라. 그래서 '욕 그만하시고 내일 전달해서 해결하겠다'고 하니까 눈 뒤집혀서 뭐라 하길래 끊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또 전화가 와 목소리 듣고 3초 만에 끊었다. 1초 후에 또 전화가 와서 끊었다. 3번 정도 했는데도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신고할 거다, 가만 안 두겠다고 뭐라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쪽이 뭘 할 수 있냐'고 말했다. 또 뭐라 하길래 그쪽이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할 수 있는 대로 마음대로 해보시라고 하고 끊었다. 오늘도 수명 한 달 정도 줄었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그쪽이 뭘 할 수 있는데요' 화가 나도 쓰면 안 될 말인데 자기 불편 겪은 거 해결해달라고 저렇게 반복 전화할 정도면 대처 잘해야 하는데 피곤해지겠다", "계속 들어주다 한 번쯤 강경하게 대응하는 게 차라리 낫다", "인류애가 사라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 2일 정부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욕설·폭언 등이 나오면 바로 민원을 종료할 수 있도록 하고 △공무원 개인정보를 비공개 처리하며 △정부 부처·지자체 차원의 법적 대응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