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영어 '역대급 난도'에 수능 최저 확보 '빨간불'
절대평가 도입 이후 1등급 인원 가장 적을 가능성 높아
의대 증원 상위권 반수생 유입 예상…난도 낮추지 않을듯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6월 모의평가 영어 영역이 역대급으로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난도에 따라 원점수 등급컷이 달라지는 상대평가와 달리 영어는 등급컷이 정해져 있는 절대평가 영역이라 수능 최저 기준 충족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 EBS가 분석한 6월 모의평가 영역별 '오답률 탑(TOP) 15'에 따르면 정답률 20% 미만인 문항이 5개에 달한다. 5지 선다형 시험 특성상 정답률이 20% 밑으로 내려가면 어려운 문제로 평가받는다.
종로학원이 고등학교 3학년과 N수생 2344명을 대상으로 5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4.2%가 '6월 모의평가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6월 모의평가 중 가장 어려웠다고 꼽힌 과목은 영어였다. 고3(49.9%)과 N수생(41.6%) 모두 영어가 국어, 수학보다 어려웠다고 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도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가 어렵게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커뮤니티 '수만휘'와 '오르비'에서는 "너무 어려웠다, 절대평가인데 너무하다", "기출문제를 풀었을 때는 20분 남기고 95점 이상 안정적으로 받았는데 처음으로 시간을 다 썼다", "평가원(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상위권 N수생만 의식하는 게 눈에 보인다"는 글들과 비슷한 내용들의 댓글들이 속출했다.
수험생 입장에서 높은 난도로 출제된 이번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가장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월 모의평가 당일 종로학원은 등급컷 추정 자료를 내고 이번 시험에서 영어 1등급을 받을 수험생은 상위 1~2%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날 메가스터디는 4.4%의 학생이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도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4.7%로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낮았는데, 이보다 더 하락한 것이다.
수험생이 체감한 난도에 따라 등급컷이 조정되는 상대평가와 달리, 일정 점수로 등급컷이 정해져 있는 절대평가인 영어가 어렵게 출제될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 기준 충족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전년도 수능 수준 정도로 어렵게 출제될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절대평가인 영어 과목도 1등급을 받으려면 상대평가에 준하는 부담감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의대 증원 정책의 영향으로 상위권 반수생이 9월 모의평가, 수능에 더 유입될 가능성이 남아있어 평가원이 수능 난도를 이번 모의평가보다 큰 폭으로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의견이다.
수능 준비에 몰두할 수 있는 N수생이 더 많아질수록 출제진 입장에선 상위권 변별력을 더욱 의식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선 수험생이 통상 더 어렵게 느끼는 변별력 높은 시험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올해 선발 인원이 급증한 의대 지역인재전형에서도 대부분 수능 최저 기준을 두고 있어 절대평가인 영어의 변별력도 평가원의 주요 고려 사항이 될 전망이다.
종로학원이 지역인재전형 선발 의무가 있는 26개 비수도권 의과대학의 2025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을 분석한 결과 46개 전형 중 수능 최저 기준이 없는 전형은 3개뿐이다.
수능 최저 조건이 없는 모집 인원은 지역인재전형 수시 모집 인원 1549명 중 5%인 78명이다. 나머지 95%는 수능 최저 기준을 맞춰야 선발될 수 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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